복지·분배지수 OECD국가 중 꼴찌

‘경제사회 발전 지표’ 주요 항목별 우리나라 순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발표
언론자유·사회통합도 바닥

국내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개발한 ‘경제사회 발전지표’에서 우리나라의 복지·분배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로 나타났다.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1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 경제·사회 선진화의 조건’ 대토론회를 열고, 경제사회 발전지표 연구개발 결과를 발표했다. 박명호 한국외대 교수 등 7명의 연구진이 개발한 이 지표는 단순히 경제성장만을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대신에 경제·사회·환경 등을 포괄해 삶의 질과 지속 가능한 발전 여부를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표는 성장동력·사회 통합·환경 등 3개의 큰 항목 아래 5개의 중간항목과 17개의 소항목으로 구성됐고, 인플레이션·사회지출 비율·출산율·부패지수 등 50개의 세부 항목을 통해 구체적인 통계 수치를 산출했다. 연구진은 또 이 지표를 활용해 1990년부터 2007년까지 오이시디 30개국의 순위를 매겼다.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제사회 발전지표 종합 순위는 1990년 22위에서 큰 변화 없이 유지돼, 2007년 21위를 기록했다. 성장동력 지수는 1990년 20위에서 2007년 14위로 뛰어올랐고, 연구개발 종사자 수와 미국 특허 등록 건수로 측정한 ‘과학기술 경쟁력’은 1990년 8위에서 2007년 4위로 상승해 전체 세부 항목 가운데 순위가 가장 높았다.

반면에 사회통합 지수는 같은 기간 24위에서 25위로 떨어졌고, 환경 지수는 14위에서 22위로 추락했다. 세부 항목 가운데 ‘복지·분배’ 항목은 1990년 29위에서 2007년 30위로 떨어져 회원국 가운데 꼴찌였다. 2000년과 2005년 30위였던 멕시코는 2007년 24위로 뛰어올랐고, 1990년과 1995년 최하위였던 터키도 2007년에는 25위로 상승했다. 연구진은 “2007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2892달러였는데, 소득분배의 불평등 수준은 경제가 성장한 만큼 개선되지 못했다”며 “멕시코가 1인당 국민소득 1만182달러를 달성했던 2004년과 터키가 8462달러를 달성했던 2002년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언론 자유지수, 자살률, 노조조직률 등으로 구성된 ‘자유롭고 안전한 생활’ 항목에서도 1990년부터 내리 28위에 머물러 최하위 수준이었다. 온실가스 및 쓰레기 배출량 등으로 구성된 ‘환경 위해성’ 항목에서도 27위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연구진은 “지표 분석 결과 과학기술 경쟁력이나 거시 안정성, 경제 개방성 등은 우수했지만, 사회적 형평성이나 환경, 자유 등은 다른 회원국에 비해 취약했다”며 “성장 일변도의 정책보다는 사회 통합과 환경을 감안한 국정 운영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수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