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우선협상자 발표
대우건설의 새 주인을 선정하는 23일 우선인수협상자 발표를 앞두고, 인수참가자들의 실체와 자금 조달능력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입찰에는 중동계 국부펀드를 유치한 국내 사모펀드인 ‘자베즈 파트너스’와 미국계 건설사를 포함한 컨소시엄, 러시아 기업 등 3곳이 참가했다.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자베즈 파트너스에 대해, 지난 21일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중동 자본을 유치했다는 사실 자체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중동계 국부펀드로 거론되는 아부다비투자청(ADIA)와 아부다비투자공사(ADIC)에 모두 입찰 의향을 묻는 메일을 보냈지만 “관심 없다”는 답신을 받았다는 것이다. 자베즈 파트너스는 지난 5월 설립된 신생 사모펀드로, 국내 기업에 투자한 사례가 없다. 인수참가자들이 “산업은행에 인수금 50% 지원을 요구했다”거나, “인수가격을 제한 없이 다시 조정하자”고 요구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도 이어졌다.
파장이 확산되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금호는 “최종 입찰 가격 조정폭을 (인수참가자가) 제시한 가격의 5% 이내로 하자는 데 2곳과 협의했고, 1곳과도 일정한 범위에서 조정폭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상을 통해 조정폭을 5~10%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인수·합병(M&A) 절차라는 것이다. 3곳 모두 국내외 대형 로펌과 회계법인을 고용해 5주 동안 실사를 진행하는 등 철저히 준비해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들의 자금 조달 계획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있다. 3곳은 주당 2만원 안팎의 인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금호는 대우건설 주식 ‘50%+1주’를 주당 2만원에 팔면, 3조3000억원 가량을 확보하게 된다. 금호는 2006년 재무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주식을 되사주기로 약속한 풋백옵션을 다음달 이행하는 데 4조원이 필요하다. 대우건설 매각이 늦어지거나 유찰되면, 금호는 또 다시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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