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2009~2010년 경제전망
KDI 내년 성장률 5.5% 전망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한 데는 지난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훨씬 높았고 세계경제의 회복 속도 역시 점차 빨라져 내년에 3% 안팎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점 등이 두루 반영됐다. 연구원은 또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 등 몇 가지 불안 요인에도 ‘더블딥’(이중침체)과 같은 급락세가 되풀이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이 성장 전망치를 크게 높이면서, 저금리 기조 조정도 주장해 이른바 ‘출구전략’ 시행 시기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설비투자 17% 상승 등 경제회복 기조 지속 낙관
흑자규모 감소·저금리 정책 조정 등 불안 요인 ■ 낙관론 속 고용·가계부채 우려도 연구원이 내년 경제성장을 낙관하고 있는 것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두드러지게 회복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올해 0.9%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설비투자의 내년 증가율은 무려 17.1%에 이른다. 2분기 이후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 등에 따른 기업의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는데다, 환율도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보여 투자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전반적 경제 여건이 나아짐에 따라 민간소비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추이를 볼 때, 내년에 4.9%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연구원은 ‘불황형 흑자’로 40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는 올해와 달리, 내년엔 국외여행이 늘면서 흑자 규모가 162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런 낙관론 속엔 복병도 도사리고 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0년 미국 경제가 1.5% 성장할 것으로 가정했지만 이런 전망엔 상당한 불확실성도 있다”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고 나섰다. 예컨대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 가능성이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고용 사정과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에 따른 가계빚 위험 요인 등이 향후 소비가 늘어나는 데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원은 내년 취업자 수가 연평균 20만명 안팎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희망근로 등 정부 일자리 사업에 따른 취업자 증가 외에 민간 부문의 고용 회복은 쉽게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 출구전략 시점 두고 논란 가열될듯 정부도 최근 내년 경제성장률을 공식 전망치 4.0%보다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기구들도 잇따라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높게 잡았다. 출구전략 시점이 다시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한국개발연구원도 저금리 정책 기조의 변경 필요성을 조심스레 제안했다. 김현욱 연구위원은 저금리 기조의 정상화 시점에 대해, “금융시장에선 내년 1분기부터 조금씩 조정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고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직껏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오고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더라도, 올해 경기침체에 따른 기저효과가 큰 데다 민간 부문의 회복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부 민간연구기관들도 조속한 금리 인상에는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정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악화돼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경제성장세가 확인되는 내년 상반기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흑자규모 감소·저금리 정책 조정 등 불안 요인 ■ 낙관론 속 고용·가계부채 우려도 연구원이 내년 경제성장을 낙관하고 있는 것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두드러지게 회복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올해 0.9%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설비투자의 내년 증가율은 무려 17.1%에 이른다. 2분기 이후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 등에 따른 기업의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는데다, 환율도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보여 투자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전반적 경제 여건이 나아짐에 따라 민간소비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추이를 볼 때, 내년에 4.9%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연구원은 ‘불황형 흑자’로 40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는 올해와 달리, 내년엔 국외여행이 늘면서 흑자 규모가 162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런 낙관론 속엔 복병도 도사리고 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0년 미국 경제가 1.5% 성장할 것으로 가정했지만 이런 전망엔 상당한 불확실성도 있다”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고 나섰다. 예컨대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 가능성이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고용 사정과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에 따른 가계빚 위험 요인 등이 향후 소비가 늘어나는 데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원은 내년 취업자 수가 연평균 20만명 안팎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희망근로 등 정부 일자리 사업에 따른 취업자 증가 외에 민간 부문의 고용 회복은 쉽게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 출구전략 시점 두고 논란 가열될듯 정부도 최근 내년 경제성장률을 공식 전망치 4.0%보다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기구들도 잇따라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높게 잡았다. 출구전략 시점이 다시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한국개발연구원도 저금리 정책 기조의 변경 필요성을 조심스레 제안했다. 김현욱 연구위원은 저금리 기조의 정상화 시점에 대해, “금융시장에선 내년 1분기부터 조금씩 조정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고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직껏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오고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더라도, 올해 경기침체에 따른 기저효과가 큰 데다 민간 부문의 회복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일부 민간연구기관들도 조속한 금리 인상에는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정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악화돼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경제성장세가 확인되는 내년 상반기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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