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굴착기 시장에서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공장 생산라인에서 근로자들이 건설장비를 만들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제공
산둥성 두산공정기계 현장
업계최초 누적판매 7만대
경쟁사 저가·물량공세 맞서
소형 장비 등 상품 다양화
업계최초 누적판매 7만대
경쟁사 저가·물량공세 맞서
소형 장비 등 상품 다양화
탕탕탕. 22t급 굴삭기 레일(궤도)을 고정시키기 위해 내리치는 망치 소리가 4만㎡ 조립공장 안 차가운 공기를 가로지르며 경쾌하게 울려퍼졌다. 3일 찾은 중국 산둥성 옌타이 ‘두산공정기계’(DICC) 공장 안에선 세계 금융위기 이후 건설기계업체들에 불어닥친 ‘한파’를 느낄 수 없었다. 생산라인 위에는 한 대 당 1억4000만원짜리 굴삭기들이 엔진과 삽 모양의 버켓, 레일 등을 차례로 달아 제 모양을 갖춰가며, 중국 건설현장 곳곳을 누빌 채비에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두산 굴삭기는 7년째 중국 시장 내 판매량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 1~11월 이미 1만3294대가 팔렸고,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업계 최초로 ‘중국 누적 판매 7만대 돌파’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중국은 세계 건설기계시장 규모의 45%를 차지하는, 건설기계업계 최대의 격전지다. 최근 들어 중국 정부가 인프라 건설 등에 4조위안의 경기부양자금을 투입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특히 굴삭기 시장은 올해도 전년보다 24% 성장하며, 고마츠와 히타치 등 글로벌업체들이 두산과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김동철 두산인프라코어 중국사업 총괄부사장은 “올해가 중국에 진출한 이후 가장 치열한 한 해였다”고 말했다. 글로벌업체들은 저가형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제품가격이 10만~20만위안 저렴한 두산을 위협하고, 중국 현지업체들도 낮은 가격을 내세워 휠로더(흙·돌을 퍼서 옮기는 건설장비의 일종)와 소형건설장비 시장에서 물량공세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은 올해 1~9월 굴삭기 시장점유율 15.7%(판매대수 기준)로, 고마츠와 공동 1위를 기록 중이다.
이같은 ‘샌드위치’식 압박을 뚫고 나가기 위해, 두산은 그동안 미개척 영역이었던 휠로더와 5t이하 소형건설기계 분야를 강화하며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그동안 20~33t 중형급 굴삭기 생산이라는 ‘한우물’을 파던 데 머물러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우선 두산은 중국 건설기계시장에서 47%를 차지하는 휠로더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지업체들의 독무대였던 기존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2007년 중국 현지의 작은 업체를 인수한 뒤 지난해 완공한 생산공장에서는 1년새 휠로더 1200대를 생산했다. 강우규 두산인프라코어 휠로더 생산공장(DISD) 법인장은 “올해 휠로더 시장이 22% 급감하는 바람에 진입 초기 성과가 미미하긴 했지만, 기존 굴삭기 영업망을 활용해 2014년엔 업계 5위로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에서 중형 굴삭기 비중이 축소되는 추세에 발맞춰, 소형건설기계 분야도 강화한다. 소형굴삭기는 2011년 장쑤성 쑤저우에 완공되는 제2공장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해, 연간 8500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5t미만의 소형건설기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밥캣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달 초 베이징에서 열린 ‘북경국제건설기계전시회’에 밥캣 제품을 70% 전진 배치하는 등 이미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건 상태다. 김동철 부사장은 “내년에도 중국 건설기계시장은 8~12% 성장이 예상된다”며 “중국 지형·기온 등에 맞춰 철저히 현지화한 장비들을 공급해 굴삭기 시장 1위를 차지한 저력을 바탕으로 진정한 1위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옌타이(중국)/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