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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우건설 매각 오리무중…‘최후의 시나리오’ 검토

등록 2009-12-06 21:22

대우건설 매각 관련 향후 시나리오
대우건설 매각 관련 향후 시나리오
자베즈·티아르, 투자확약서 제출시한 넘겨
재무적 투자자들 풋백옵션 연기도 불투명
매각 실패땐 금호 채권단 출자전환 가능성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실패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비상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금호는 연내 매각 작업 마무리를 위해 대우건설의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풋백옵션’ 행사 연기를 요청했지만, 대우건설의 인수 후보자들의 자금 조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설사 금호가 재무적 투자자들의 지원으로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끈다고 할지라도, 대우건설 매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금호는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다. 채권단은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시나리오별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 풋백옵션 행사 연기될까 금호는 지난주 대우건설의 18개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이달 15일로 예정된 풋백옵션 행사 시기를 3개월가량 늦춰달라는 문서를 보냈다. 대우건설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풋백옵션 행사가 이뤄지면, ‘딜’ 자체가 깨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풋백옵션은 금호가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3조5000억원 정도를 지원받는 대신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행사가격인 3만1500원을 밑돌면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계약이다.

재무적 투자자들은 이번 주 의견 조율을 거쳐 금호 쪽의 요구를 받아들일지 결정할 방침이다. 일단 은행권 재무적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지만, 일부 사모펀드(PEF)는 자산유동화(ABS)를 통해 풋백옵션을 이미 다른 투자자에게 넘겼기 때문에 입장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는 우리의 연기 요구를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사모펀드들도 내부적으로 행사 연기 여부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대우건설 매각작업 오리무중 금호 쪽은 재무적 투자자의 풋백옵션 행사를 일단 연기해 놓은 뒤, 연말까지 대우건설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되면 금호의 유동성 위기는 해결된다. 하지만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인 자베즈파트너스와 티아르(TR) 컨소시엄이 지난 4일까지 내기로 한 투자확약서(LOI)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이 실패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호 쪽은 매각이 안 될 경우 금호산업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18.6%를 재무적 투자자에게 넘기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재무적 투자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를 고려하면 수조원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지분을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자베즈파트너스와 티아르 컨소시엄과의 매각 협상이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금호 쪽이 대우건설 매각을 위해 재입찰을 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매입자가 나타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시간만 허비할 수 있어, 채권단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이 아니다.

■ 산은이 떠맡거나 금호산업 출자전환하거나 채권단은 금호 쪽의 협상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우건설 매각 실패에 대비한 비상대책 수립에 착수했다. 시장에서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떠맡거나, 채권단이 금호산업에 대한 출자전환을 통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진행하는 방안 등이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산은이 나설 경우 사모펀드를 통해 대우건설을 매입하는 방안이 있다. 하지만 몇 가지 걸림돌이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은의 사모펀드가 투자자들을 모으는 데 시간이 걸리고, 여기에 참가하는 투자자들도 최대한 싼값에 사려고 할 것이라서 가격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금호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려면 비싼 가격에 대우건설을 사줘야 하는데, 이 경우 산은이 특혜 시비에 시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노조에서는 특혜 시비를 피하기 위해 산은 사모펀드와 함께 우리사주조합이 전략적 컨소시엄을 구성하자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 컨소시엄을 통해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지분 32%와 재무적 투자자의 지분 39%를 모두 인수하자는 것이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풋백옵션 연기 등 미봉책으로 시간을 끌기보다는 대우건설 투자 손실로 자본 잠식 가능성이 있는 금호산업에 대해 출자전환을 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하면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은 대주주가 채권단으로 바뀌고 그룹 오너(박삼구 회장)가 경영권을 내놓아야 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호의 여신규모는 과거 대우그룹과 비교하면 매우 작다”며 “워크아웃에 들어가더라도 시장이 견디기 힘들 정도의 큰 충격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헌 황예랑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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