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546곳 매출 24%↑…직원수는 5년새 2%↓
매출 성장에도 국내 주요 기업들은 고용을 오히려 줄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는 셈이다.
2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46개사를 대상으로 한 한국상장사협의회의 조사 결과를 보면, 올 3분기 말 직원 수는 모두 83만1731명이었다. 지난해 말(83만3336명)보다 0.2% 줄었으며 5년 전인 2005년(84만8623명)보다는 2%나 줄었다. 직원 수는 2005년 84만8623명에서 2006년 84만7357명, 2007년 83만6519명, 2008년 83만3336명, 2009년 3분기 83만1731명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반면,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796조6955억원으로 2005년보다 24%나 증가했다. 연도별 매출액은 2005년 603조4663억원, 2006년 639조7013억원, 2007년 675조6413억원, 2008년 796조6955억원 등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현재 누적 매출액은 592조7587억원을 기록해 올해 말까지 연간 전체 매출액을 집계할 경우 지난해보다 늘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 효과가 큰 중소업체들이 몰려 있는 코스닥 상장사들도 ‘고용 없는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코스닥 765개 상장사 매출액은 51조3461억원으로 2005년 1년간 매출액 50조5921억원을 이미 넘어섰지만 직원 수는 2007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직원 수는 2007년 16만2824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해 16만1588명, 2009년 3분기 16만639명으로 2년 연속 줄어들었다.
고용 없는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국내 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노동력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구조적인 요인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기업들이 국외에 현지 공장을 늘리는 것도 고용을 줄이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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