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내년 전망
온라인 쇼핑몰 15% 성장해 2·3위 자리 바꿈
대형마트·기업형 슈퍼는 ‘제자리 걸음’할 듯
온라인 쇼핑몰 15% 성장해 2·3위 자리 바꿈
대형마트·기업형 슈퍼는 ‘제자리 걸음’할 듯
“내수 경기, 힘내라!”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는 21일 ‘2010년 유통업 전망 보고서’를 내고 내년 국내 유통 업계에서 화두가 될 열쇳말로 ‘라이즈(R.I.S.E)’를 제시했다. 라이즈는 ‘백화점의 복귀(Recovery)’ ‘성장정체 극복을 위한 혁신(Innovation)’ ‘대형화(Scale)’ ‘장기불황에 대응하는 경제성(Economy)’을 뜻하는 영어 단어 앞글자를 모은 것이다. 연구소는 내수 경기는 내년 상반기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가 하반기에는 출구전략 향배에 따라 완만한 조정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10년 국내 유통 시장 규모는 올해 추계치 182조4000억원에서 5.4% 성장해 192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신장율 추계 4.4%보다 1%포인트 높은 수치다.
연구소는 백화점과 온라인 쇼핑몰은 약진하고 성장이 둔화된 대형마트와 슈퍼, 편의점은 자기 혁신에 중점을 두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화점은 움츠러들었던 중산층 소비가 백화점으로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은데다, 소비에 신중해지는 대신 하나를 사도 좋은 것을 사서 ‘작은 사치’를 하려는 가치 소비 경향이 갈수록 짙어지는 점도 유리한 지형인 것으로 분석됐다. 백화점은 올해 환율 특수 영향 등으로 9.2%나 성장했으며, 내년도엔 6.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쇼핑몰은 업태별 매출 규모에서 대형마트, 백화점에 이은 3위였지만, 내년에는 백화점을 따돌리고 2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는 총 매출 규모가 20조9000억원으로 백화점(21조3000억원)보다 약간 모자랐지만, 해마다 15% 가량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내년에는 24조2000억원으로 백화점(22조6000억원)을 제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는 올해 30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계돼 업태 가운데 압도적 1위이지만,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3%대 성장이 예상돼 저성장 시대로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또 온라인쇼핑이나 편의점, 기업형 슈퍼에 매출을 뺏길 위협 요인도 안고 있다. 대형마트는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국외 진출은 물론 기존 점포와 차별화되는 다양한 형태의 시험 점포들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올 한해 유통 업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기업형 슈퍼(SSM)를 포함한 슈퍼 업계의 매출 신장율은 4.2%로 2008년 신장율 10.0%의 반토막에 못미칠 것으로 관측됐다. 올 한해 한계 상황에 내몰린 중소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기업형 슈퍼 출점에 제동이 걸렸고, 내년에도 같은 이유 때문에 매출 신장율은 3.4%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김민 소장은 “온라인 쇼핑의 약진, 제2의 백화점 부흥기 등 업태들 사이에 치열한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며 “2010년은 환골탈태를 위한 끊임없는 혁신이 요구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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