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소비지출 중 식료품 비중 추이
가계지출 중 식료품비 13%, 작년보다 0.7%p↑
소득은 늘지 않고 식료품 가격은 오른 탓에 ‘엥겔계수’가 빠르게 상승해 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엥겔계수는 가계의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며, 보통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하락하고 생활 형편이 나빠지면 올라간다.
22일 한국은행의 국민소득 통계를 보면, 올해 1~9월 가계의 명목 국내 소비지출액은 408조82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9조932억원)에 견줘 2.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 명목 지출액은 같은 기간 49조1461억원에서 53조38억원으로 7.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소비지출액에서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12.3%)보다 0.7%포인트 상승한 13.0%였다. 2001년(13.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영택 한은 국민소득팀장은 “식료품의 원료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데 환율이 올라 수입가격이 상승한데다, 소득과 고용 여건이 나빠 비필수소비재의 지출까지 줄어든 결과로 엥겔계수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식료품비는 소득이 줄어도 지출 규모를 탄력적으로 줄이기 어려운 필수 소비품목이다. 따라서 소득이 늘지 않은 상태에서 식료품비가 늘면 다른 소비지출을 위축시킬 수 있다.
불경기 탓에 술·담배 소비도 이례적으로 줄었다. 올해 1~9월 주류·담배에 대한 가계의 명목 지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줄었다. 주류·담배 명목 지출액이 줄어든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3.0%) 이후 처음이다. 교육비 명목 지출액도 2.2% 증가하는 데 그쳐 1998년(-3.2%) 이후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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