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악몽’ 피하려면 ‘3단계 무장’이 비법
기능성 내의·보온 상의·방풍재킷 준비해야
청바지·면바지 피하고 귀달이모자도 효과적
청바지·면바지 피하고 귀달이모자도 효과적
“별빛이 말곳말곳하여 동편에 차례로 있어 새기는 멀었고, 자는 아해를 급히 깨와 왔기, 추워 날치며 기생과 비복이 다 이를 두드려 떠니…상없이 일찍이 와 아해와 실내 다 큰 병이 나게 하였다 하고…내 마음이 불안하여…감히 추워하는 눈치를 못하고 죽은 듯이 앉았으되, 날이 샐 가망이 없으니 연하여 영재를 불러, 동이 트느냐 물으니…”
조선 후기 의유당 남씨의 <동명일기> 기록이 전하듯 해돋이를 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쉬운 일은 아니었다. 2010년 1월1일 해돋이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도 어둠이 깊을 때 집을 나서서 오래도록 추위에 떨어야 한다. 긴 시간 추위에 꽁꽁 언 ‘동태’ 꼴이 되다보면 일출 체험은 앞으로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 할 악몽 같은 기억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새해 해돋이 여행 옷차림의 열쇳말은 ‘보온’과 ‘방풍’이다. 전문가들은 두터운 옷을 한 겹 입는 것보다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 게 훨씬 따뜻한데다 활동하기에도 편하다고 조언한다.
■ 고기능 재킷 쓸모 있네 고어텍스·윈드스토퍼 등 고기능 소재를 활용한 재킷은 해돋이 여행을 준비할 때 하나쯤 마련할 만하다. 따뜻하면서도 가벼운 패딩, 체온 변화에 따라 외피와 내피를 간편하게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제품, 엉덩이를 덮는 긴 길이감으로 보온성을 높인 제품, 재킷 안쪽에 특수 소재를 덧대 보온성을 강화한 제품 등 다양하다. 어깨나 소매 등 쉽게 마모되는 부위에 소재를 달리 써서 내구성을 높였는지, 절개 라인으로 활동성을 강화했는지, 절개 라인마다 시접 부위에 방수 테이프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꼼꼼히 마무리했는지 등을 따져보면 큰 실패없이 해돋이 재킷을 고를 수 있다. 비교적 고가 제품이 많은 만큼, 보온성을 기본으로 하고 보통 때도 잘 입을 만한 디자인을 고르도록 한다.
■ 윗옷은 3단계 겹쳐입기 재킷 안에 입는 옷은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보온성이 뛰어난 ‘속옷’, 체온을 적절하게 유지시켜주는 ‘보온옷’, 바람을 효과적으로 막아주는 ‘겉옷’의 3단계 구성을 지키는 게 좋다. 먼저 기능성 겨울 내의는 빼놓을 수 없는 품목이다. 땀을 잘 흡수하고 빠르게 말려주는 기능성 내의는 다른 옷 여러 장을 겹쳐 입었을 때보다 보온 효과가 뛰어나면서도 가볍고 날씬한 패션을 완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내복 위에 껴입는 티셔츠도 땀이 잘 흡수되고 잘 마르는 기능성 소재를 고르면 좋다. 특히 지퍼를 올려 입는 스타일 티셔츠는 체온 변화에 따라 지퍼를 여닫을 수 있어 실용적이다.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면, 보온성이 뛰어난 안감 재킷을 하나 더 준비해 가야 3단계 무장을 완벽하게 끝낼 수 있다.
■ 바지는 하나만! 모자·마스크로 포인트! 하의는 탁월한 보온성, 방풍·방수 기능과 함께 신축성까지 갖춘 기능성 팬츠를 마련하는 게 좋다. 윗옷과 달리 바지는 여러 겹을 겹쳐 입으면 활동하기 불편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하나만 입어도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큼 보온성을 강화한 제품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또 바닷가로 해돋이 여행을 갈 경우엔 자칫 바지가 물에 젖을 우려도 있는데, 물에 젖은 뒤 잘 마르지 않고 꽁꽁 얼어붙기 쉬운 청바지나 면바지는 피하는 게 좋다. 모자나 마스크는 추위를 견디는 데 특히 요긴하다. 모자는 머리로 새나가는 열 손실을 막아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해준다. 귀달이모자, 바람막이 기능을 강화하는 윈드스토퍼 소재 모자 등이 유용하고, 잘 활용하면 패션성을 강화하는 핵심 아이템이 된다.
아웃도어 패션 전문업체 케이2의 정철우 의류기획팀장은 “겨울철에 떠나는 해돋이 여행에선 즐거운 기억을 망치지 않기 위해 따뜻하면서도 활동성 높은 옷차림을 철저히 준비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사진 K2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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