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온미디어 인수로 인한 종합유선방송 시장 점유율 변화
케이블 18개 채널, 지상파 못잖은 위력
‘미디어+쇼핑’ 구상도…“종편 계획 없다”
‘미디어+쇼핑’ 구상도…“종편 계획 없다”
씨제이(CJ)그룹이 씨제이오쇼핑을 통해 상장업체인 온미디어를 인수해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씨제이오쇼핑은 오리온과 특수관계자 등이 보유한 온미디어 지분 55.2%를 434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24일 공시했다. 온미디어 시가 총액은 23일 기준으로 4618억원이었으나 이날 한때 상한가를 기록하며 53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로써 씨제이그룹은 복수 방송채널 사업자(MPP)로서는 압도적 1위에 올라섰고, 방송을 송출하는 복수 종합유선방송 사업자(MSO)로서는 태광 티브로드에 이어 여전히 2위에 머물지만 시장 점유율을 상당폭 높이게 됐다. 온미디어는 온게임넷, 영화채널 오시엔(OCN)과 캐치온, 투니버스 등 다양한 장르 10개 채널을 보유한 방송채널 사업자로 시청률 점유율에서 씨제이미디어와 거의 대등한 2위였다. 또 56만명의 케이블 시청 가입자를 확보한 6위의 종합유선방송 사업자이기도 했다.
이제 씨제이그룹은 씨제이헬로비전이 보유한 257만가구 유선방송 가입자에 온미디어의 56만가구가 더해져 313만가구의 케이블 가입자를 확보하게 됐다. 업계 1위인 태광 티브로드와의 격차를 91만가구에서 35만가구 정도로 좁히고 시장 점유율도 티브로드 22.9%에 이은 20.6%로 바짝 따라잡게 된 셈이다. 방송채널 사업자로서도 씨제이미디어는 <롤러코스터> 등의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티브이엔(tvN) 등 8개 채널에 온미디어 10개 채널을 합치게 돼 시청률 점유율이 두 배로 껑충 뛰며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내년 이후 보도채널을 포함한 종합편성채널이 등장하는 등 ‘미디어 빅뱅’ 과정에서 씨제이그룹의 행보는 눈에 띄는 주목을 받게 됐다. 케이블 시청률 다툼에서 버거운 경쟁 상대였던 온미디어와의 경쟁국면을 타개한데다 업계 1위를 넘보는 유선방송 가입자를 갖게 돼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방송사업자이자 콘텐츠업자로서의 전략적 입지를 굳히게 된 것이다.
씨제이그룹의 한 임원은 종합편성채널 신청을 두고 신문 업계 등을 중심으로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자 “우리에게 종합편성채널이란 별다른 게 아니다”라며 “현재 상태에서 보도 채널만 꽂으면 이른바 ‘종편’이 되는 것인데, 지금처럼 정치적 부담이 큰 시점에서 (종편 신청 다툼에) 휘말릴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씨제이미디어와 온미디어 채널들이 전체 방송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청률 점유율은 지상파 방송인 문화방송(MBC), 에스비에스(SBS), 한국방송(KBS)2 채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씨제이오쇼핑 이해선 대표는 “미디어에 쇼핑을 접목한 컨버전스 모델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간다는 전략에서 인수를 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홈쇼핑 업체인 미국 큐브이시(QVC) 역시 채널 사업과 방송 송출 사업을 겸하는 사업 구조로 홈쇼핑 방송과 콘텐츠를 접목하는 컨버전스 사업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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