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무역상사(옛 종합상사)들의 녹색에너지 관련사업
엘지상사·삼성물산, 바이오디젤 원료 팜 농장 확장
태양광·풍력사업 활력…관련 조직개편도 뒤따라
태양광·풍력사업 활력…관련 조직개편도 뒤따라
팜유, 우뭇가사리, 태양, 바람…. 최근 전문무역상사(옛 종합상사)들이 탐내고 있는 ‘새로운 먹거리’다. 요즘 국내 종합상사들 사이엔 그동안 짭짤한 수익을 안겨줬던 석유·가스 등 자원개발사업을 대체할 미래형 녹색에너지 사업을 발굴하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엘지상사와 삼성물산은 잇달아 인도네시아 팜농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팜유는 팜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식물성 유지로, 바이오디젤 원료로 쓰인다. 팜유 소비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평균 12% 이상 성장한데다, 고유가 시대에 대체에너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엘지상사는 이달 초 인도네시아 서부에서 1만6000㏊의 팜농장을 인수한 데 이어, 내년엔 동부에 있는 팜농장도 인수할 계획이다. 29일 엘지상사 관계자는 “팜농장은 향후 바이오에너지 사업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팜열매를 떼어내고 남은 껍데기를 이용한 바이오매스 발전사업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 2만4000㏊(서울시 면적의 40%)에 이르는 팜농장을 인수한 바 있어, 두 회사가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할 팜유만 연간 18만t에 이른다. 무분별한 산림 벌채로 인도네시아 야생 오랑우탄 멸종 등 환경파괴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 한 업체 관계자는 “사전 환경영향평가 등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우뭇가사리 등 홍조류를 활용한 바이오에탄올 사업을 상업화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다. 에스케이네트웍스는 인도네시아 남부에 있는 고무농장을 통해 팜유·홍조류 등을 활용한 친환경사업을 접목할 예정이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사업도 강화하는 추세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해부터 기계·플랜트 분야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태양광·풍력발전사업을 선정했다. 지금까지 유럽 지역에 태양전지 1억달러를 공급했고, 풍력발전용 기자재 납품은 올해 북미·중남미에 이어 내년 유럽·아프리카 등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전남 진도에 태양광 발전소를 완공했고, 세계 7개 나라에서 태양광 발전사업 전문브랜드인 ‘솔루채’를 상표 출원한 바 있다. 에스케이네트웍스는 서울 목동 직영주유소 건물 옥상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상용화 시험을 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도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강화하는 데 발맞춰, 이 분야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녹색에너지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삼성물산이 올해 ‘그린에너지 사업부’라는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엘지상사가 녹색에너지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만드는 등 조직개편이 뒤따르기도 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