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동결결정에 여운
“초저금리 부작용 아직없다”
“초저금리 부작용 아직없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8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로 ‘유례없는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금융위기가 과거에 겪지 않았던 워낙 큰 충격이라 올해 세계 경제가 어떤 경로를 밟아갈지 아직은 확실한 그림이 잘 안 나온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경제가 살아나고는 있지만, 세계 경제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쉽지 않아 선뜻 ‘행동’에 나서기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연 2%의 초저금리를 11개월 동안 유지하는 데 따른 부작용 우려에 대해 비유적인 표현을 들어 아직 걱정할만한 정도는 아니라는 뜻을 밝혔다. 이 총재는 “연소가 되려면 탈 물건, 적당한 온도, 산소 공급 등 세 가지가 있어야 하는데, 금리는 셋 중 하나에 불과하고 나머지 두 가지 요소는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당시에는 알아내기 상당히 어렵다”며 “다른 조건들이 성숙했을 때 혹시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선진국의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하기 전까지는 금융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금리변경 자체로 완화 또는 긴축으로 이해하는 것은 무리”라며 “완화 기조를 계속 유지한다고 해서 금리를 동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이 총재는 또 “지난 2008년 10월부터 2009년 2월까지의 통화정책이라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것이고, 상당히 응급조처 성격이 강했다”며 “언젠가는 일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가야 하고, 그 과정에서의 통화정책은 평상시 경기변동이나 물가변동에 대응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동준 현대증권 채권분석팀장은 “금리를 올리고 싶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한 데 대한 이 총재의 고민이 담겨 있는 것 같다”며 “금리 인상은 6월께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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