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 일가의 부실경영 책임을 두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민유성 행장이 “대주주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살고 있는 집을 빼고 모든 자산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금호그룹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약속했던 ‘오너 일가 사재출연’규모의 하한선을 그으며 금호 쪽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민 행장은 8일 몇몇 언론과 인터뷰에서 “금호 오너 일가는 ‘생즉사 사즉생’이란 마음으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며 “금호석유화학 등 오너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관련 주식 전체를 담보로 잡고 처분동의서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구조조정에 실패하면 지주회사 격인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을 회수하고 워크아웃 대상이 된 계열사들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호그룹 쪽은 “사재출연 규모와 범위는 채권단이 실사를 통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밝혔다.
산업은행은 워크아웃이 개시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해 채권의 출자전환 방식으로 지배주주가 되지만, 3년 뒤 경영이 정상화되면 금호그룹 쪽에 이 지분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줄 방침이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