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화학부문 회장 부자가 금호석유화학 주식 12만9900주(27억5000만원어치)를 매도한다고 15일 공시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박 전 회장의 지분율은 8.43%에서 8.12%로, 아들인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은 8.07%에서 7.93%로 낮아졌다. 박 전 회장은 지난 7월 형인 박삼구 그룹 명예회장 쪽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면서 금호산업 지분을 팔아 지주회사 격인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크게 늘린 바 있다. 박 전 회장 쪽은 “당시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대출을 받았는데, 금융권이 차입금 상환을 요구해 주식을 일부 팔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이 금호그룹 오너 일가가 보유한 주식의 처분권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상황이어서, 박 명예회장 쪽과 소원해진 박 전 회장이 사재 출연에 나설지 여부도 주목된다. 업계에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박삼구 명예회장은 대우건설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석유화학, 금호타이어, 대한통운 등 계열사 대표이사직은 유지한다. 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건 채권단과 양해각서(MOU)를 맺는 등 구조조정이 완료된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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