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취업자 추이
25~49살 1500만명선 붕괴…전체비중도 사상최저
30대 여성 가장 큰 타격…“잠재성장률 약화” 우려
30대 여성 가장 큰 타격…“잠재성장률 약화” 우려
지난해 산업현장의 주축을 이루는 청년층과 장년층 취업자가 1500만명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첫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향후 가계소득과 소비 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통계청의 고용동향 자료 등을 보면, 지난해 25~49살 취업자 수는 1495만9000명으로 1년 전의 1523만2000명보다 27만3000명이 줄었다. 1998년 대규모 기업 구조조정으로 66만7000명이 줄어든 뒤, 이 연령대의 취업자 규모가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25~49살 취업자는 1994년 1200만명대에서 이듬해 1300만명대로 늘었고 2000년부터 1400만명대, 2005년부터는 1500만명대를 유지해왔다. 또 1997년만해도 전체 취업자 가운데 청·장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66.4%였지만, 지난해엔 63.6%로 떨어져 사상 최저였다.
지난해 청·장년층 취업자가 급감한 것은 금융위기 여파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인 데다 내수가 위축되면서 영세 자영업자 규모가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해마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인구 고령화 현상도 청·장년층 취업자 감소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25~49살 취업자 감소를 주도한 것은 30대 취업자였다. 지난해 30대(30~39살) 취업자는 1년전보다 17만3000명이 줄어, 25~29살(7만7000명), 40대(2만4000명)의 감소폭보다 훨씬 컸다. 또 성별로는 30대 여성 취업자가 전년보다 10만6000명이나 줄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청년층 취업자에 해당하는 25~29살의 경우, 남성 취업자의 감소 폭이 여성보다 더 컸다.
지난해 청·장년층 취업자 감소폭은 전체 취업자 감소폭(7만2000명)을 훨씬 웃돈다. 산업현장에서 가장 왕성하게 생산력을 발휘해야 할 연령대의 취업자 규모가 줄어들면, 가계소득 감소와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청장년 취업 감소는) 생산성 하락과 잠재성장률 약화로도 이어질 수 있어 각 연령대 및 성별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