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유통속도 상승세
우리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돌아가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나타났던 ‘돈맥경화’ 현상이 사라지고, 시중자금이 실물경제 부문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21일 한국은행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3분기 ‘통화유통속도’는 0.710을 기록해 2008년 3분기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1분기(0.687)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던 통화유통속도는 2분기에 0.702로 회복된 데 이어 3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통화유통속도는 연간으로 환산한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시중 통화량 지표인 광의통화량(M2)로 나눈 값이다.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통화유통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은 금융시장에 풀렸던 자금이 실물 경제 부문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자금의 흐름을 보여주는 ‘통화승수’도 지난해 11월 25.6배로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통화승수란 한은이 공급한 본원통화가 금융회사들의 대출 등을 통해 시중에서 몇 배로 불어났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통화유통속도와 통화승수가 높아지면 경제 주체들에게 자금이 원활하게 공급되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물가상승 압력을 키우기도 한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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