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서강대서 국제학술대회
노동유연화와 고용 없는 성장 시대를 맞아 전 세계적으로 복지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기본소득’을 국내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에 탄력이 붙고 있다. 다음 주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 세계 주요 활동가 및 연구자들이 참가하는 기본소득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기본소득 제도에 관심 있는 국내 여러 기관 및 연구자들의 모임인 ‘기본소득네트워크’는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 동안 서강대에서 ‘글로벌 시대의 지속 가능한 유토피아와 기본소득’이라는 주제로 기본소득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한겨레신문사 등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에는 기본소득네트워크를 비롯해 진보신당 상상연구소, 사회당, 전국교수노조 등 국내 10여 개 단체 및 기관이 참가한다.
기본소득이란 소득이 많거나 적거나, 일자리를 갖고 있거나 적거나와 관계없이 시민이면 누구나 최소 수준의 소득을 누릴 권리(소득권)를 가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이다.(<한겨레> 2009년4월13일치 1·6·7면 참조) 특히 전통적인 복지정책의 근간이 누구나 손쉽게 정규직 일자리를 가질 수 있던 사회경제적 조건을 배경으로 뿌리내린 것과는 달리, 기본소득은 비정규직을 비롯해 전통적인 고용관계의 틀 속에 흡수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구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현대 기본소득이론의 창시자이자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IEN)를 창설한 필리페 판 파레이스 벨기에 루벵대 교수, 세계 최초로 기본소득 법제화를 이끈 브라질의 에두아르도 수플리시 상원의원(상파울루주ㆍ노동자당) 등 기본소득 관련 국제적 논의를 이끌고 있는 대표 인물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끈다.
대회조직위원장을 맡은 강남훈 한신대 교수(경제학)는 “특정 정파나 조직을 넘어 진보적 학계와 단체가 두루 포함됐고, 특히 진보적인 사회복지 연구자들 사이에서 지지 여론이 크게 높아졌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여러 대안의 하나로 계속 논의를 진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