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산업은행장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 2조원 마련안 거부한 셈
민유성(사진) 산은금융지주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22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절차에 따라 원칙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21일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FI)들이 2조원대의 신규자금을 투입해 금호산업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한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민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금융경영인 조찬 강연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호그룹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데 시간적인 제약이 있기 때문에 대안이 나올 때마다 우왕좌왕할 수 없고 현 시점에서 (구조조정) 방향을 바꾸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말했다. 민 회장은 이어 “금호산업 등의 정상화 문제는 시간적인 제약이 있어 마냥 기다리다 보면 기업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더구나 재무적 투자자들이 내놓은 대안은 채권단의 합의 여부나 신규 자금 확보 여부 등이 불투명한 상태여서 무작정 믿고 기다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금호산업에 신규자금을 투입해 경영권을 인수한 뒤 그룹이 정상화되면 지분을 팔아 투자금 회수에 나선다는 내용의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들의 방안에 대해 실현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 회장은 “일단 우리가 재무적 투자자들에 제안한 대우건설 주식을 주당 1만8000원에 인수해주는 방안에 대해 계속 논의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더불어 금호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의 구조조정도 원칙대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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