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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세계는 규제, 우리는 완화…한국금융 ‘마이웨이’

등록 2010-02-03 21:27

 3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위기 이후 한국 금융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미래비전’ 국제세미나에서 금융지주사 회장과 시중은행장들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3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위기 이후 한국 금융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미래비전’ 국제세미나에서 금융지주사 회장과 시중은행장들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위기뒤 금융산업’ 세미나
“우리 금융시장은 선진국만큼 과도하게 성장하지 못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진동수 금융위원장)

“우리의 경우 선진국과 달리 투자금융업무도 지금보다 확대해 나가야 한다.”(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국내 금융정책의 책임자들이 국제적으로 금융규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과는 별개로, 우리만의 금융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한목소리로 냈다.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금융위기에 대한 반성을 계기로 강력한 금융규제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는 기존의 금융정책 기조를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볼커 룰’이라고 불리는 오바마의 금융 규제안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하고, 상업은행의 위험투자와 은행 대형화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투자은행의 업무 확대와 대형화를 뼈대로 하는 우리 정부의 금융정책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위기 이후 한국 금융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미래비전’ 국제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를 감안해 금융 규제·감독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우리 금융산업의 건전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일에도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단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국제적인 논의과정에서 눈을 떼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세계는 규제, 우리는 완화…한국금융 ‘마이웨이’
세계는 규제, 우리는 완화…한국금융 ‘마이웨이’
하지만 우리 정부 정책 담당자들의 무게중심은 단연 ‘독자적인 길’(마이웨이)에 치우쳤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한국 금융이 처한 상황은 선진 금융시장과는 다른 특수성이 있어 글로벌 차원의 흐름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또 “볼커 룰은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분리가 철저하고 은행에 대한 규제도 매우 강하기 때문에 볼커 룰을 적용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주장했다.

곽승준 위원장도 “바람직한 금융규제의 방향과 정도에 대해 (모든 나라가)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우리의 경우는 금융 규제를 일부 완화해 초등학생에서 중학생 수준으로 올라가려는 상황으로, 최근 국제적 논의를 그대로 적용해 금융 규제를 강화하면 우리의 금융 자율화 정도를 다시 초등학생 수준으로 되돌리는 잘못을 범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곽 위원장은 또 “대학생이 엠티(MT) 가서 대형 사고를 쳤기 때문에 규제를 강화해 대학생 수준의 자율에서 고등학생 수준의 자율을 허용하려는 선진국과 (우리는) 차이가 있다”고 말해 선진국과 우리는 배경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날 세미나에서 ‘금융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시스템 개편’에 관해 주제발표에 나선 김주현 금융위 사무처장 역시 “최근의 금융 규제 관련 국제 논의에는 선진국의 시각이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며 “이에 맞춰 우리 금융 정책의 전략을 수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김 사무처장은 또 “국내 금융회사들은 우리 경제 규모에 비해 충분히 크지 않다”며 “금융에서 글로벌 플레이어 육성, 금융허브 추진 등에 대해서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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