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2.0% ‘12개월째 동결’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임기 내 금리인상 카드’를 사실상 포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기준금리를 연 2.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째 동결됐다. 이 총재로서는 다음달 한 차례 더 금통위를 주재하지만, 후임 총재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마지막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변경하지 않는 게 관례다. ‘인플레 파이터’라고 할 정도로 물가인상과 자산거품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이 총재가 13개월째 연 2.0%라는 사상 유례없는 초저금리를 유지한 채 한은 총재 자리를 물러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기가 올해 성장세를 유지하고 남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한 금융불안도 크게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경제가 아직 정상적인 궤도에 완전히 복귀한 것이 아니라서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장기간 초저금리 유지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도 “최소한 지금 시점에서는 부작용이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고, 몇 달 새 (부작용이) 크게 퍼질 위험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통위에도 지난달에 이어 허경욱 기획재정부 차관이 참석해 열석발언권을 행사했다. 허 차관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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