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다’ 띄우고
“반응 좋아” 전망 낙관
삼성전자가 ‘바다폰’(웨이브·사진)을 시장에 내놓기도 전부터 성공을 낙관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바다를 탑재한 바다폰을 15일(현지시각)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처음 선보였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이날 전시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웨이브에 대한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반응이 좋다”며 “많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웨이브를 공급하려고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웨이브를 올 상반기에 500달러(57만원) 정도에 공급하겠다며, 올해 스마트폰 판매 목표량 1800만대 가운데 상당부분을 바다폰으로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희 삼성전자 마케팅담당 상무도 “웨이브 판매 목표를 기존 휴대전화 가운데 인기를 끌었던 모델보다 높게 잡을 계획”이라며 “하반기에는 또다른 거물급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다폰에 대한 삼성전자의 자신감은 좋은 평을 기반으로 한다. 삼성전자는 전시회 개막 전날 기자들에게 먼저 바다폰을 공개하면서 반응이 어떨지 내심 긴장했다. 구글 부사장은 바다와 바다폰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상적이지 못하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선명도와 컬러의 재생감이 애플의 아이폰보다 뛰어나고, 터치 반응 속도 역시 아이폰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값도 싸, 스마트폰이면서 일반 휴대전화 시장을 파고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휴대전화를 연간 2억5000만대 이상의 공급하고 있다는 점도 바다폰의 성공을 점치는 근거다. 삼성전자가 바다를 탑재한 바다폰을 연간 수천만대씩 공급하면, 이를 바탕으로 바다 생태계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바르셀로나/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SKT, 밖으로 날고
자동차 원격제어 기술 등 선봬
에스케이텔레콤(SKT)이 ‘산업생산성증대’(IPE) 기술로 국외시장 공략에 다시 나선다. 에스케이텔레콤은 2000년대 들어 국외 이동통신 시장에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미국, 중국, 베트남 등에 진출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하성민 에스케이텔레콤 사장은 15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전시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산업생산성증대 기술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번 전시회에 260㎡ 넓이의 전시관을 마련해, 관련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휴대전화로 자동차를 원격 제어하고 진단할 수 있게 하는 ‘엠아이브이’(MIV·사진), 평면 영상으로 제작된 영화와 드라마 등을 3차원 입체 영상으로 자동으로 변환시키는 ‘실시간 3차원 입체화 기술’, 휴대전화로 각종 전자제품을 제어·관리할 수 있게 하는 ‘지그비 유심’, 휴대전화를 신용카드 대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스마트 페이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롱 텀 이볼루션(LTE) 방식의 4세대 이동통신망을 통해 3차원 입체 영상을 실시간 재현이 가능한 상태로 전송하는 기술과,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스마트 심’도 공개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지난해 9월 사내통신망을 스마트폰까지 확장해 밖에서 이동하면서도 업무를 볼 수 있게 하는 ‘모바일 오피스’와 농장이나 공장을 무선인터넷을 통해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는 사물통신 등 정보기술로 다른 산업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사업을 강화해 성장 돌파구로 삼겠다고 밝히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수집해왔다.
하 사장은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동통신 네트워크 회사에서 서비스 업체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해외진출도 산업생산성증대 기술을 수출하고 해외 통신업체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김재섭 기자
편의성↑MS ‘윈도폰7’ 확 달라졌네
노키아-인텔, OS 통합키로
구글 안드로이드폰과 애플 아이폰이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 세계적 통신·컴퓨터 기업들의 대응이 분주하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는 15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에서 엠에스의 차세대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윈도폰7’(사진)을 공개하고 올해 말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등 전세계 업체들이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발머가 선보인 윈도폰7은 개인용컴퓨터(PC)의 메뉴화면을 축소한 것 같던 기존 윈도모바일의 디자인에서 확 달라졌다. 사람, 업무, 게임, 음악, 온라인장터 등 6개의 기본 메뉴를 배치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아이폰의 아이튠스처럼 음악은 자사의 엠피3플레이어 기능인 ‘준’(Zune)과 연동되며, 게임은 콘솔게임기인 엑스박스와 연결된다. 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는 온라인장터의 기능이 주요하게 배치됐으며, 단말기에는 ‘검색’ 단추가 별도로 있어 엠에스의 검색 엔진인 ‘빙’을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엠에스는 피시 운영체제 점유율이 90% 넘는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이지만, 스마트폰 분야에선 윈도 모바일의 점유율이 8%대에 불과하고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엠에스는 ‘윈도 모바일’ 이름도 버리고 ‘윈도폰’으로 새 출발을 했으나 갈 길이 멀다.
발머는 “윈도폰이 하드웨어 플랫폼과 사용자 경험에서 한결 개선된 일관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윈도폰의 우선과제는 기존 윈도 모바일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노키아와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도 이날 그동안 두 회사가 각각 개발해온 리눅스 기반 모바일 운영체제를 통합하기로 했다. 노키아의 마에모와 인텔의 모블린을 합친 ‘미고’(Meego) 운영체제를 출범시키고, 올해 2분기에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1위 업체이지만 애플과 구글, 리서치인모션(RIM)의 공세에 밀려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심비안의 점유율이 50%대에서 40%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어 위기감이 높아져왔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