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상 신세계 이마트 대표 중소기업 우수상품 박람회 개최
“대형할인점은 ‘보다 싸게’를 추구하지만, 국내 생산자들을 위한 ‘배려’도 합니다.”
신세계 이마트부문 이경상 대표(56)는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중소기업우수상품 박람회’에 참석해 대형 유통업체의 ‘균형감각’을 언급했다. 박람회는 국내에 제조기반을 둔 우수 중소업체를 발굴하기 위해 이마트가 연 첫 행사이다. 152개 참가업체 가운데 상당수는 9월부터 이마트에 고정적으로 납품·입점하게 된다.
이 대표는 “외국에서 값싼 상품을 발굴해 수입하는 ‘글로벌 직소싱’은 할인점의 기본전략”이지만 “쌀과 김치처럼 국내 정서상 가격 경쟁력만 생각할 수 없는 상품들이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싼 가격도 중요하지만 국내 산업과 함께 가는 이미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쌀값은 국내 농가의 생산 단가를 생각해 너무 내려가지 않게 책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산 김치의 할인점 판매 논란과 관련해서도 “우리한테도 판매할 뜻이 있냐는 타진이 있었지만 거절했다”고 소개했다. 이마트의 수입상품 매출 비중은 현재 16% 정도다. 이마트는 외국에서 직소싱하는 물량을 지난해 330억원대에서 올해 안에 1천억원대로 늘릴 계획이다.
이 대표는 “중국과 가격으로 경쟁할 수는 없다”며 국내 생산업체에 대해 ‘차별화’를 강력 요구했다. 그는 “중국 등에서 밀려오는 제품이 물류·통관 비용에 재고부담까지 계산해도 국산보다 30~60%나 더 싸다”면서 “우리가 국산품을 입점시켜도 소비자들이 외면하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박람회에 1300여 업체가 참가를 신청했지만 가격 경쟁력 이외의 차별화 요소를 중점적으로 봤다”고 귀띔했다. 이 대표는 국내 가전제품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하이얼’ 등 중국 가전 브랜드에 대해 “국내 와인 냉장고가 터무니없이 비싼 값이라 하이얼 제품을 한번 들여왔는데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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