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중국 물가, 출구전략 당기나

치솟는 중국 물가, 출구전략 당기나

2월 소비자물가, 16개월만에 ‘최고 상승’
금리인상이나 위안화 절상 조처나올 듯

중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과열에 대한 경고음이 커졌다. 이에 따라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 압력도 높아져,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일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2.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6개월 만의 최고치이며, 블룸버그의 예상치 2.5%와 중국내 예상치 2.3%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지난 1월의 상승률(1.5%)에 비해서도 1.2%포인트 높아졌으며, 특히 식품 가격(6.2%), 부동산 등 주거비용(3%)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통계국은 또 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달에 견줘 5.4%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날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월의 70대 도시 주택가격도 10.7% 상승해 20여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2월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지난 1월의 상승률 9.5%보다도 1.2%포인트나 더 높은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중국 정부의 부동산정책에도 불구하고 이런 수치가 나오면서 자산버블 공포가 커져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2월의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와 중국 당국이 올 상반기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성라이윈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중국의 물가 억제 계획 내에서 충분히 통제가 가능할 것이다. 물가와 투자, 소비, 대외 무역 등을 감안해 보면 경기 과열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과열론 진화에 나섰다.

반면에 부동산 거래량은 큰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부동산 자문회사인 소우펀은 2월 부동산 판매량이 1월에 비해 49%나 급감했다고 집계했다. 지나치게 오른 부동산 가격과 지난해말부터 정부가 내놓은 대출억제 정책 등으로 소비자들이 부동산 구입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중국경제에 대한 이날 증권시장의 반응은 예상 밖으로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62포인트(0.34%) 떨어진 1656.62로 장을 마쳤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장중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2월은 춘절 효과로 어느 정도 높은 물가상승이 예상된데다, 곧바로 중국 당국이 곧바로 출구전략을 쓰기에는 변수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리서치팀장은 “시장에는 두가지 시각이 혼재해 있는데, 중국의 출구전략 시행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진다는 시각이 있고 금리인상은 오히려 핫머니 유입 등 다른 부작용도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며 “금리인상보다는 위안화 절상 등으로 물가불안 부담을 줄이는 정책이 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이찬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