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경제주체들의 금융부채 추이
작년말 기준, 명목GDP 2배
지난 5년 1000조 이상 늘어
가계·기업 빚 증가 가팔라
지난 5년 1000조 이상 늘어
가계·기업 빚 증가 가팔라
지난해 가계와 기업, 정부 등의 금융부채가 모두 25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계·기업의 부채는 처음으로 2000조원대를 돌파했다.
18일 기획재정부의 국가결산 자료와 한국은행의 자금순환표를 보면, 지난해말 가계와 기업, 정부의 이자부 금융부채는 2447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3배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004년 1438조5000억원에 불과했던 금융부채가 5년새 1000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부문별로는 정부부문의 국가채무가 지난해 359조6000억원으로 5년 전보다 156조5000억원(77.1%) 증가했다. 기업 및 가계 부채는 각각 1233조원과 854조8000억원으로 같은 기간에 540조9000억원(78.2%), 311조5000억원(57.3%) 늘어났다. 기업 가운데선 민간기업(72.9%)에 견줘 공기업(108.2%)의 부채증가 속도가 더욱 빨랐다.
특히 기업 및 가계의 금융부채를 모두 합하면 지난해 2087조8000억원으로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기업 및 가계의 금융부채가 빠르게 늘어난 데는 가계의 부동산 담보대출 증가와 공기업의 신규 사업 확장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금융위기 여파로 각국이 재정지출을 늘리다보니 국가채무가 늘어난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기업을 비롯해 특히 가계마저 부채를 크게 늘린 것은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형수 한국조세연구원 재정분석센터장은 “앞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에다 금리인상까지 단행될 경우 경제에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수준은 다른 나라와 견줘보더라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0.9%로 경제협혁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인 70%(2007년말 기준)를 웃돈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역시 145%로 미국(126%)보다도 높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엔 이 비율이 2007년 정점에 이른 뒤 차츰 떨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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