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금리로 인기 끄는 신규취급액기준 변동 커
금리상승 땐 부담…대출기간 고려해 택해야
금리상승 땐 부담…대출기간 고려해 택해야
새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한 주택담보대출의 대부분이 금리 변동성이 큰 ‘신규취급액 기준’ 상품에 몰려 금리상승 때 대출자들이 상당한 이자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초 코픽스연동형 주택담보대출을 시작한 국민은행은 이달 20일까지 3618억원(6384건)의 실적을 올렸다. 이 가운데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연동형 대출은 3402억원(5972건)으로 전체 대출액의 94.0%를 차지했다. 잔액기준 대출은 216억원(412건)에 불과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6일까지 코픽스연동형의 전체 대출액 8053억원(1만2427건) 가운데 97.8%인 7879억원(1만2148건)이 신규취급액 기준 상품에 집중됐다. 20일까지 5065억원(6105건)의 실적을 거둔 하나은행도 95.0%인 4809억원(5780건)을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대출했다. 신한은행은 20일까지 코픽스연동형의 전체 대출액 5916억원(6236건) 가운데 70.3%인 4158억원(3808건)이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이어서 그나마 ‘쏠림현상’이 덜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에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잔액기준 대출보다 금리가 낮은데다, 최근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의 금리하락 속도도 가팔라 잔액기준 대출과의 금리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픽스가 처음 공시된 지난 2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3.88%, 잔액기준 코픽스는 연 4.11%로 금리차는 0.23%포인트였다. 이후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월 연 3.62%로 하락한 데 이어, 이달에는 연 3.26%까지 떨어졌다. 반면 잔액기준 코픽스는 3월 연 4.10%에 이어 이달에는 연 4.11%로 오히려 상승해,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와의 금리차는 0.8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대출을 받는 고객으로서는 당장 1%포인트 가까이 금리가 싼 신규취급액 기준 상품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신규취급액 기준 상품에 대한 쏠림 현상이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특히 최근 두 달간 금리 움직임을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0.62%포인트 하락해 0.43%포인트 떨어진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보다 변동폭이 컸다. 반대로 금리 상승기에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연동형 대출이 잔액기준 대출뿐 아니라 시디연동형 대출에 비해서도 금리 인상폭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연동형 대출이 가장 금리가 싸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상황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며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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