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앞줄 왼쪽 둘째)과 이철우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앞줄 왼쪽 첫째)이 2008년 8월 중국 베이징 번화가인 왕푸징에서 롯데백화점 중국 1호점인 베이징점 개점식을 열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기업 비전2020] 롯데그룹
10년뒤 매출 200조 목표
유통 ‘브릭스’ 진출 가속도 롯데그룹은 지난해 3월 신동빈 부회장 등 임직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 비전 선포식’을 열어 ‘2018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이라는 화두를 제시했다. 롯데는 그룹 전체 매출이 2008년 41조원, 2009년 45조원에 이르렀는데, 60개 계열사들의 글로벌화를 통해 10년쯤 뒤 그룹 매출을 지금보다 4배가 넘는 200조원대로 키워 아시아 10위권 안에 들겠다는 것이다. 실제 롯데는 몇년 새 풍부한 자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진행해왔다. 이와 함께 지난해에는 주요 계열사들이 보유한 부동산의 자산 재평가를 실시해 자산 규모를 67조2000억원으로 키웠다. 자산 규모가 18조4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이런 외형 확대는 추가로 진행될 국내외 대규모 인수·합병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채비로 해석된다. 롯데그룹은 올해 초에도 지에스리테일에서 1조3400억원에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사들였고, 현재는 자산 규모가 3조8851억원에 이르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인수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롯데그룹은 공기업을 뺀 재계 순위에서 5위권에 들었지만, 45조원에 이르는 그룹 매출 가운데 전형적인 내수 사업으로 꼽히는 유통부문 매출이 19조원으로 40%가 넘는다. 그러다 보니 삼성·현대차·에스케이·엘지 등 주요 그룹들과 달리 글로벌화에서 열외로 처진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 홈쇼핑, 편의점, 온라인쇼핑 등 내수 산업으로 꼽혔던 이들 유통부문에서도 국외 진출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다. 롯데는 흔히 브릭스(BRICs)라 불리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시장에서 브라질을 베트남으로 바꾸고 인도를 인도네시아로 교체한 롯데 스타일의 ‘브릭스’(VRICs)를 글로벌화의 중심으로 삼는다. 유통부문 역시 이들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데, 현재 국외 사업 매출은 2조원으로 전체의 10% 비중에 불과하지만 2018년에는 88조원 가운데 30%인 27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물론 이런 움직임의 선두에 선 것은 단연 롯데쇼핑이다. 롯데백화점은 2018년 국내에서 17조원, 국외에서 5조원을 벌어들여 22조원 매출을 거두고 ‘글로벌 톱10 백화점’이 된다는 목표를 잡았다. 백화점은 현재 러시아 모스크바와 중국 베이징에 1·2호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2011년 상반기에 국외 3호점인 중국 톈진점의 문을 열고, 2013년에는 베트남 하노이점과 중국 선양점을 잇따라 열게 된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 3년여 동안 과감한 인수·합병으로 중국·인도네시아 등의 90여개 점포를 사들여 모두 100개 점포를 운영하는 등 국내보다 국외 점포 수를 더 키웠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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