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중국 등 신흥국엔 3년 이상 앞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선진국 기업에 기술 격차를 별로 느끼지 않는 반면, 중국 등 신흥국과의 경쟁에선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지난달 중견·중소 제조업체 288곳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절반이 넘는 55.2%가 미국 등 선진국 기업과 ‘경쟁력이 비슷’(41.7%)하거나 오히려 ‘앞서고 있다(13.5%)’고 대답했다. 기술적으로 ‘3년 뒤진다’는 응답이 29.2%, ‘5년 뒤진다’는 응답이 12.1%로 조사됐다.
중국 등 신흥국 기업에 대해선 기술력이 3년 이상 앞선다는 응답이 89.6%로 나타났다. 기술 격차를 3년, 5년으로 꼽은 비율이 각각 39.3%, 41.3%였고, 10년 이상 앞서 있다는 응답도 9.0%에 이른다.
이런 조사 결과는 한국 기업들의 위기 상황을 강조할 때 흔히 쓰이던 ‘넛크래커 현상’의 압박감이 상당 부분 완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대한상의는 풀이했다. 넛크래커는 한국 경제가 선진국에는 기술과 품질에서, 신흥개발국에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 호두까기 기계(넛크래커) 속 호두와 같은 처지라는 뜻에서 비롯했다.
그러나 ‘미래에 회사가 먹고 살 수익원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51.1%가 ‘확보하지 못했다’(27.8%)거나 ‘향후 3년까지 확보했다’(23.3%)라고 대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는 미흡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성장잠재력 지원 제도의 활용도는 50% 수준에 그쳤고, 이용하지 않는 기업들의 다수는 ‘도움이 되지 않아서’라고 대답했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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