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겸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이 5일 서울 공릉동 도깨비 시장을 방문해 상인들로부터 요구사항을 듣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제공
“자산 크기보다 네트워크·정보가 더 중요”
* 김승유 회장 : 하나금융지주
* 김승유 회장 :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5일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왜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냐는 질책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문제 제기”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미소금융 현장 홍보를 위해 서울 공릉동 도깨비 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융은 무형의 자산을 판다는 점에서 (제조업과) 다르다”며 “씨티그룹이 아무리 어려워져도 우리나라 은행이 씨티를 넘을 수 없는 이유는 무형의 자산이 국가의 국력과 신용도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건을 만들어 파는 제조업과 달리 해당 국가의 신용도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서 조달금리 차이가 크게 나는 금융업의 속성상, 국내 금융회사들이 현재 우리나라의 국력을 뛰어넘어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성장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김 회장은 우리금융지주와의 합병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고, 생각해본 바가 없다”면서도 “오바마의 금융개혁이 (국내 금융권 재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본금이나 자산 크기도 금융의 중요한 역량 중 하나지만, 핵심은 고객 네트워크와 정보, 사람”이라며 “이게 없으면 자본금이 아무리 커도 소용 없다”고 말했다. 단순히 덩치를 키우기 보다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확실하게 다지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이날 도깨비 시장에서 상인들의 고충을 듣고 미소금융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선별적으로 대출금액을 늘리는 등 실질적으로 혜택이 갈 수 있는 안을 정부 등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미소금융중앙재단은 ‘전통시장 소액대출사업’을 통해 도깨비 시장 상인들에게 시장 상인회를 통해 최고 500만원(금리 연4.5% 이내, 1년 이내)까지 긴급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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