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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중국 신흥 중산층을 잡아라” 글로벌 유통기업 경쟁 가속

등록 2010-05-23 20:00수정 2010-05-24 16:41

롯데백화점이 50% 지분을 투자해 베이징 왕푸징 거리에 세운 중국 진출 1호점 ‘러톈 인타이 바이훠’ 앞으로 많은 쇼핑객들이 지나다니고 있다.(위 사진) 부유층 고객들에게 스타일과 신상품 추천 등을 해주는 ‘러톈 인타이 바이훠’의 퍼스널쇼퍼 류훙옌이 고급스런 가구로 꾸며진 별실에서 고객의 전화를 받고 있다.(아래)
롯데백화점이 50% 지분을 투자해 베이징 왕푸징 거리에 세운 중국 진출 1호점 ‘러톈 인타이 바이훠’ 앞으로 많은 쇼핑객들이 지나다니고 있다.(위 사진) 부유층 고객들에게 스타일과 신상품 추천 등을 해주는 ‘러톈 인타이 바이훠’의 퍼스널쇼퍼 류훙옌이 고급스런 가구로 꾸며진 별실에서 고객의 전화를 받고 있다.(아래)
명품시장 세계2위…대도시 중심으로 소비폭발
베이징 백화점만 80여곳…롯데도 공략 본격화
중국 대도시는 뉴욕·도쿄·런던 등 어느 대도시 못지않게 소비 욕망이 꿈틀댄다. 롯데백화점과 중국 인타이 그룹이 5대 5로 합작한 백화점 ‘러톈 인타이 바이훠’에서 일하는 류훙옌(31·여)은 ‘퍼스널 쇼퍼’(Personal Shopper)다. 롯데의 중국식 표기인 ‘러톈(樂天)’ 상호를 단 이 백화점은 한국의 롯데백화점과 마찬가지로 최우량 고객의 사랑방인 퍼스널 쇼퍼룸을 따로 뒀다.

최근 류는 금융회사 임원인 30대 후반 여성 고객한테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그는 “거래처에 보낼 선물이 필요하다”며 “‘루이비통’이나 ‘구찌’보다는 덜 눈에 띄는 명품 브랜드가 좋겠다”고 귀띔했다. 류는 이탈리아 브랜드 토즈(Tod’s) 등의 구두를 골라놓고 기다렸고, 이 고객은 점심시간에 잠깐 들러 신발 등 5000위안(약 87만 원)어치의 선물을 사갔다. 그는 이 백화점이 지난 2008년 8월 문을 연 지 두 달 만에 퍼스널 쇼퍼룸의 고객이 됐고 1년 반 남짓 만에 30만 위안(약 5300만원) 상당의 쇼핑을 한 ‘큰손’ 고객이다.

미국 백화점에서 시작된 퍼스널 쇼퍼 문화는 지난 2004년쯤 한국에 상륙했고, 이어 4년여 만에 한국의 롯데백화점을 통해 중국에도 퍼졌다. 세계고가품협회(WLA) 집계로는, 중국의 명품시장 규모는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섰으며 2015년께 1위인 일본도 압도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특히 중국에선 미국 일본과 달리, 급속한 경제 성장의 세례를 받으며 커온 45살 이하 신흥 부유층의 소비가 두드러진다.

이런 신흥 부유층의 소비를 선망하는 중산층도 빠르게 두터워지는 추세다. 젊은 신흥 중산층들은 잘 나가는 국영기업이나 외국계 기업 등에 다니면서 한국 돈으로 월 400만~600만원 수입을 올리는 맞벌이 부부들이다. 중국에선 연공서열 문화가 일찌감치 사라져 30대에 기업 주요 임원으로 올라선 경우도 허다하다. 나이는 젊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는 신흥 중산층들의 소비력은 만만찮다. 이들은 젊은 만큼 패션이나 유행에 민감하고, 대개 한 명뿐인 자녀를 위한 소비에도 아낌이 없다.

중국에서 신흥 부유층과 중산층은 대도시에 몰려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핵심 대도시는 이미 소비가 활화산처럼 폭발하는 지역들이다. 그러다 보니 베이징의 경우 백화점만 85개, 백화점 이상 고급화한 대형 쇼핑몰이 50여개가 몰려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지 업체와 외국계 업체가 너나없이 뛰어든 ‘레드 오션’인 셈이다. 하지만 중국 땅은 드넓고 경제 발전에 시간 차가 있어서, 소비 폭발 전야에 다다른 새로운 대도시도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 길에 직접 둘러봤던 톈진만 해도 급속한 경제발전에 따라 신흥 부유층과 중산층의 소비 욕망이 잔뜩 무르익어 폭발 전야에 이른 대도시다.

톈진은 인구 1200만명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중국 내 6위인 9000달러선이고, 연간 경제성장률은 16.5%로 주요 도시 가운데 1위다. 인구 1700만명에 1인당 1만1000달러선의 소득을 내세우는 베이징의 소비력을 곧 따라잡을 기세다. 하지만 베이징에서 매출 상위 300대에 꼽히는 브랜드 가운데 70여개가 아직 톈진엔 들어오지 않았다. 톈진에선 유통산업이 신흥 중산층의 소비 욕망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다 보니, 고속철도로 20여분 거리인 베이징을 오가는 원정 쇼핑마저 성행하는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이 이런 톈진을 중국 진출의 두 번째 교두보로 택했다. 베이징과 달리 ‘러톈 바이훠’로 상호를 다는 중국시장 첫 단독 진출이다. 롯데는 톈진의 신흥 중산층을 잡기 위해 거리 사진 2만장을 찍어 현지 패션 스타일을 분석하는 등 내년 상반기 개점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소비 폭발 전야를 노리는 게 롯데만은 아니다. 유수의 글로벌 업체와 중국 대표 기업들이 앞다퉈 소비 거점 도시 투자를 진행하다 보니 톈진 내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도 현재 38개에서 3년 뒤면 20여개가 추가된다. 롯데도 뒤질세라 2013년 선양점 개점 등 소비 거점 대도시에 대한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해외사업부문장 박금수 이사는 “중국의 백화점은 연간 20%를 웃도는 성장률을 보일 만큼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베이징점 진출로 얻은 경험과 인적 자산 등을 바탕으로 ‘중국+알파’ 백화점을 만들어내고 공격적 인수·합병을 통해 2018년께 20~30개 글로벌 점포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톈진/글·사진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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