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수입물량 안 늘려도 돼 4년간 1400억 비용 감소
농식품부는 심각해지는 국내 쌀의 공급과잉을 덜기 위해서라도 쌀 관세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해마다 쌀 소비는 줄어드는데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실제 2009 양곡연도 말(올해 10월 말)의 쌀 재고량은 99만5천t으로 1년 전의 68만6천t보다 30만t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때 연 40만t에 이르던 북한 쌀 지원이 중단되면서 쌀 재고 압박은 극도로 심해졌고, 결국 최근의 쌀값 폭락 사태로 이어졌다.
쌀 관세화를 하면 의무수입물량(MMA)을 더 늘리지 않아도 돼 2014년까지 약 1400억원의 재정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추산한다. 또 일본과 대만의 사례를 들어, 쌀시장을 개방(관세화)하더라도 높은 관세를 물리면 외국쌀 수입에 따른 국내 쌀시장 불안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의 경우 쌀 조기 관세화를 실시한 개방 첫해인 1999년의 쌀 추가 수입 물량이 225t에 그쳤다. 대만도 수입물량 증대나 국내 가격 하락 등의 부작용이 미미했다.
지금의 국제곡물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점도 지적한다. 미국산 쌀값은 1996년 t당 445달러에서 2008년 111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4월 이후 730달러 전후를 유지하고 있다. 환율을 1200원으로 잡을때 80㎏ 한가마 값이 7만원에 육박한다. 국내 도매 쌀값이 80㎏ 한가마당 13만원대까지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차이가 2배 이하로 좁혀진 것이다. 200%의 관세율만 매겨도 미국 쌀이 우리 쌀보다 더 비싸진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주장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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