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채널사업(PP)시장 현황
2013년까지 경쟁업체에도 콘텐츠 제공케
씨제이(CJ)그룹의 온미디어 인수가 방송채널사업(PP) 시장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 조처를 내렸다. 거대 미디어그룹의 출현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두 회사의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해준 셈이다. 공정위는 최근 씨제이그룹 소속 씨제이오쇼핑의 온미디어 인수 건을 심사한 결과, 경쟁관계에 있는 아이피티브이(IPTV)와 위성방송, 자사 외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등에 대해서도 동등하게 콘텐츠(채널) 접근 기회를 제공하도록 시정 조처를 부과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지속적인 거래관계에 있는 에스오와 아이피티브이 등에 대해서도 종전 기준에 준해 콘텐츠를 공급하도록 주문했다. 이번 조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국외사업자 진출에 따른 경쟁 가능성 등을 고려해 2013년말까지 따르도록 했다. 씨제이오쇼핑은 지난해 12월 온미디어의 주식 55.2%를 인수한 뒤 올해 1월 기업결합을 신고한 바 있다. 온미디어 인수로 씨제이는 방송채널사업 시장에서 21개 케이블 채널을 보유한 시장점유율 31.9%(2008년 매출액 기준)의 거대 사업자로 등극했다. 경쟁제한 추정 요건인 시장점유율 50%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2위(MBC·6.3%)와 격차가 큰데다 최근 5년 간 씨제이만 점유율이 큰 폭으로 늘어, 실질적으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공정위 쪽 설명이다. 특히 시청률 상위 30위 안의 인기채널과 프로그램이 상당수 씨제이로 집중돼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오시엔(OCN)과 캐치온, 시지브이(CGV) 등 영화 채널과 온스타일과 올리브 등 생활·여성 채널, 투니버스 등 만화 채널은 사실상 씨제이가 독점할 전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방송채널사업에서의 높은 지배력을 남용해 다른 경쟁사업자에게 콘텐츠 공급을 부당하게 거절할 개연성이 높다”며 “현재도 씨제이는 아이피티브이 사업자에 대해 홈쇼핑 1개 채널 외에는 채널 공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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