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접대비 추이
작년 6조5천억 지출…매출액의 0.3% 달해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로 기업들이 광고비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접대비 비중은 되레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은행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이 지출한 접대비는 6조5000억원으로 전체 매출(2592조4000억원)의 0.3%를 차지했다. 전년도 매출 대비 접대비(5조7000억원) 비중이 0.2%였던 것에 견줘 0.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업종별로는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등 전문서비스업이 지난해 매출액 12조6000억원 가운데 1.1%인 1400억원을 접대비로 지출해 비중이 가장 컸다. 접대비 씀씀이가 비교적 큰 것으로 알려진 주류 제조업은 지난해 390억원을 접대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9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매출액 대비 비중도 0.9%로 전체 기업 평균치의 3배에 이르렀다. 반면 고질적인 ‘리베이트’ 관행이 문제가 되고 있는 제약업체 등은 접대비 비중이 1.2%에서 0.9%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접대비 비중이 늘어난 데 비해, 기업 경기를 반영하는 광고비 집행은 급감했다. 지난해 기업 전체 광고·선전비는 2008년 15조원에서 13조7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6%에서 0.5%로 축소됐다.
최근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건설·조선업은 매출액 증가율이 꺾인 것은 물론, 이자 지급능력 악화, 손익분기점 상승, 영업이익 급감 등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의 경우,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이 271.5%를 기록해 전체 기업 평균치 359.7%를 크게 밑돌았다. 2007년 83.1%였던 손익분기점률은 지난해 92.1%로 높아졌다. 손익분기점률이 높아진 만큼 채산성이 나빠졌다는 것을 뜻한다. 조선업도 영업이익이 2008년 6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5조6000억원으로 1조원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1442.1%에 이르렀던 이자보상비율도 646.7%로 ‘반토막’이 났다. 손익분기점률도 69.2%에서 77.6%로 상승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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