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에 묶인지 17개월만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0.25%포인트 인상해, 16개월 동안 지속한 역대 최장 동결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는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행의 신호탄으로, 하반기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이어지면 가계와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 증가 등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9일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2.25%로 올렸다. 기준금리 인상은 200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오는 8월이나 9월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에 한발 앞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국내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데다 소비자물가가 한동안 높은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현재 기준금리는 경제성장률과 향후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선진국 경기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앞으로 경제를 운영하는 데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해 금리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 자금으로 쓰이는 총액한도대출의 금리는 현행대로 1.25%를 유지했다.
이날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오전 한때 금리가 급등했다가 오후 들어 금리 추가 인상이 급격히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전날과 큰 변화 없이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24.37(1.43%) 오른 1723.01로 마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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