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 공사 아직은 차질 없어
발전소 등 신규 수주는 악영향 우려
발전소 등 신규 수주는 악영향 우려
리비아와의 외교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리비아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은 총 28곳으로 대부분 건설 관련업체들이다.
불똥이 튈까봐 가장 마음을 졸이는 곳은 건설업계다. 리비아에는 국내 건설업체 20곳이 진출해 총 공사금액 92억달러(약 10조8680억원)에 이르는 51건의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리비아는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국내 건설업계가 두번째로 수주를 많이 하고 있는 주요 시장이다. 지난해엔 31억달러를 수주했고, 현재 시공잔액만도 73억달러에 이른다.
당장 공사에 큰 차질이 빚어지진 않았다. 트리폴리호텔 등 5개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중인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부분 리비아에서 필요로 하는 기반시설 조성 사업이어서 공사 중단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알칼리즈 화력발전소 등 3건의 공사를 맡고 있는 현대건설 쪽도 “아직까지 별문제는 없다”며 “비자발급 등 출입국 관련 절차도 현지에선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규 수주에는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여러 건의 화력발전소 수주전이 진행되고 있는데다가, 리비아 정부가 25억유로(약 3조8000억원) 규모로 발주한 도시철도 건설 입찰 프로젝트에도 포스코건설 등 국내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고 있다.
수출업체들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리비아는 아프리카 국가 중 두번째로 큰 수출대상국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리비아 수출액은 12억3500만달러로 전년보다 50.4% 늘었다. 주요 수출품목은 자동차, 건설중장비, 변압기 등이다. 특히 한국산 승용차는 시장점유율 1위이고, 가전제품도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이길범 코트라 트리폴리 코리아비즈니스센터장은 “외교 갈등이 경제활동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며 “대한통운이 진행한 대수로 공사를 ‘기적’이라고 부를 정도로 현지에선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고 전했다.
황예랑 최종훈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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