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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포스코 “고급화로 중국시장 승부”

등록 2005-06-19 20:37수정 2005-06-19 20:37



중국업체 생산급증 ‘공급과잉’ 우려
철강값 10%이상↓…내림세 돌아서
스테인리스등 고품질생산 차별화
장자강법인 일관제철소 건설 한창

“앞으로 어떻게 견뎌야 할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를 고민하는 중입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서쪽으로 150㎞ 떨어진 공업도시 장자강(장가항). 포스코의 중국 현지법인인 장자강포항불수강이 내년 8월 완공을 목표로 스테인리스 소재를 만들어내는 일관제철소를 짓는 큰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 13일 현지에서 만난 정길수 장자강포항불수강 총경리는 ‘약속의 땅’이었던 중국에서 포스코가 맞닥뜨린 고민을 털어놓았다.

중국은 2004년 한해 동안 3억1200만톤의 철강을 소비해 전세계 철강소비 1위로 32%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철강재 수출 물량의 40% 이상을 소화했다. 그러나 최근 바오산강철 등 중국 대형 철강업체들이 매년 10% 이상 생산량을 늘리면서 철강제품 가격은 내리막길로 들어섰다.

중국내 23개 현지법인을 거느린 포스코는 고품질 제품 생산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일관제철소는 그러한 차별화 전략의 산물이다.

가격하락 ‘직격탄’=중국의 철강수요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1년 상하이 만국박람회를 앞두고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중국 철강업체들의 생산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제는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의 철강 생산은 2000년 1억2000만톤에서 지난해 2억7000만톤으로 갑절 이상 늘었다. 올 들어 지난 4월 현재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전달보다 19.68%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철강 소비는 오히려 2.85% 줄었다.

이 때문에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던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철근 등의 가격이 4월 이후 10% 이상 떨어지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길수 총경리는 “스테인리스는 나름대로 고부가가치 상품이지만 중국의 대형 업체에서 생산을 늘리면서 갑작스레 생산량이 급증했다”며 “이런 상황을 예측은 했지만, 생각보다 1년 정도 빨리 닥쳤다”고 말했다.

지붕 등에 쓰이는 건축용 일반자재를 생산하는 순더(순덕)포항강판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의 이관도 총경리는 “1998년 첫 생산 이후 사업 성과가 괜찮았는데 7년이 지나니 일반 제품은 이미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총경리는 “중국은 연간 수요가 3억톤 되는 시장인데도 철강 공급이 많아지다 보니 업체마다 재고가 많이 쌓이고 있다”며 “요즘 수요자들 사이에는 ‘미리 살 필요없다. 쌀 때 사자’라는 심리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 고급화로 맞선다=중국의 ‘위협’이 커지면서 포스코는 고부가가치·고품질 제품 생산을 통해 중국 현지 철강업체와 차별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포스코는 우선 중국 최대의 가전생산기지인 광둥성에서 전기강판 1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시장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전기강판은 냉장고, 에어컨 등의 모터에 쓰이는 철강제품으로 2008년 이후에는 매년 150만톤 이상의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이관도 총경리는 “중국 하이얼 등 많은 가전업체가 급성장하고 있지만, 제품의 핵심이 되는 전기강판이 부족해서 애를 먹고 있다”며 “중국 철강업체에서도 생산하긴 하지만 품질 면에서는 우리보다 5~10년 이상 뒤떨어져 있어 우리 제품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스테인리스 생산의 4분의 1을 담당하는 장자강포항불수강도 연 60만톤 규모의 스테인리스 소재를 생산하는 일관제철소 건설을 통해 고품질 확보와 수요 대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급속히 늘고 있는 스테인리스 수요를 따라잡고, 쇳물을 뽑아내 제품을 만들어내는 공정을 통해 원가 경쟁력과 품질을 함께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의 이주한 연구원은 “중국의 산업구조는 앞으로 자동차, 조선, 기계, 가전 등을 중심으로 고급 철강제품의 수요가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 자체 설비로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경쟁력을 가진 제품만이 시장을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자강·순더/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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