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사장단에 “새 체제하에서 열심히 잘해달라”
라응찬(사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사실상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신한금융은 라 회장 사퇴 뒤 대표이사 직무대행 선임을 비롯해 비상경영체제 가동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라 회장은 27일 열린 신한금융 계열사 사장단 정례 모임에서 “새로운 체제하에서 계열사 사장들을 중심으로 열심히 잘해달라”고 말했다고 신한금융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따라 라 회장은 오는 3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직 사퇴를 공식 표명할 것이 확실시된다. 라 회장은 또 사장단 정례 모임이 끝난 뒤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을 함께 불러, 분열된 모습을 보이지 말고 조직 안정을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해, 신한금융그룹의 ‘빅3’이 동반 퇴진을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라 회장이 사퇴할 경우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는 류시열 비상근이사가 적임자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류 이사를 중심으로 내년 3월 주주총회 때까지 과도기적으로 조직을 이끌며 후계구도를 모색하겠다는 구상이다. 류 이사는 옛 제일은행장과 은행연합회장 등을 역임한데다 5년 동안 신한금융 사외이사를 맡아 은행 업무는 물론 신한금융 내부도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신한 내부 일각에선 회장 직무대행에 중립적인 외부 인사를 선임하자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회장 직무대행으로는 조직 안정을 기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이사회에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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