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비싸” 불매운동 벌이자
현대제철·동국제강 공급 중단
현대제철·동국제강 공급 중단
철근값을 둘러싼 철강업체와 건설업체 간 갈등이 ‘공급 전면 중단’ 사태로 격화되고 있다. 지난 4월 철근값 협상이 결렬돼 거래가 끊겼던 데 이어 두번째 ‘전면전’이다.
현대제철은 1일 “시장경제를 어지럽히는 건설업체들한테 오늘부터 철근 출하를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국책사업을 제외하고 건설사자재직협의회(건자회) 소속 31개 건설업체들에는 철근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10월분 철근 납품단가를 놓고 현대제철은 t당 79만원, 건설업체들은 71만원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건자회가 소속 회원사들을 상대로 ‘불매운동’을 지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쪽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불매운동 조장은 불공정거래행위”라며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8월분 가격을 71만원 선까지 낮췄지만, 철근 부문 적자가 계속되는 등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동국제강도 이달부터 사실상 건자회 소속 건설업체들에 철근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철근 없이는 공사를 진행할 수 없어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건자회는 “고철가격이 9월보다 t당 30달러가량 떨어졌는데도 대형 철강회사들이 7~8월 적자를 메우기 위해 가격을 올리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고철 국제가격은 1일 현재 394달러로, 470달러까지 치솟았던 지난 4월보다는 떨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 등 제조원가가 상승된데다가, 철근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동률까지 낮아져 철강업체들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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