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그마추진·혁신 2개팀…품질·혁신 ‘직접’ 관리
모바일사업본부, 엘지디스플레이 임원 전진배치
모바일사업본부, 엘지디스플레이 임원 전진배치
엘지(LG)전자가 최고경영자 직속으로 2개 팀을 신설하고, 휴대전화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1일자로 단행했다고 2일 밝혔다. 취임 한달째를 맞는 구본준 부회장이 경영 진단을 끝내고 본격적인 ‘집도’에 나섰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엘지전자의 이번 조직 개편과 인사에서 읽을 수 있는 열쇳말은 ‘품질’과 ‘혁신’이다. 부회장 직속으로 ‘6시그마추진팀’과 ‘혁신팀’을 신설했다. 품질 개선과 생산효율 강화를 책임질 6시그마 추진팀장에는 1996년 이후 엘지전자 6시그마 도입 및 확산의 주역이었던 최경석 전 러시아생산팀장(상무)을 기용했다. 혁신팀장에는 엘지디스플레이(LGD) 경영혁신담당 임원인 고명언 상무를 앉혔다. 혁신팀은 전사 차원의 혁신과제를 발굴하고 우수 사례를 확산시키는 일을 한다. 이와 함께 엘지전자는 국내 3만여 임직원이 참여하는 품질경영 프로그램도 이날부터 가동했다. 회사 관계자는 “공공장소에 설치된 엘지 제품의 고장 제보를 접수하는 ‘품질제보센터’를 사내 인트라넷에 개설해 제품을 통한 브랜드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준 부회장이 추구하는 품질 강화와 혁신의 첫 시험대에 오른 조직은 엠시사업본부이다. 우선 품질경영을 담당하는 임원 자리를 새로 마련해, 엘지디스플레이에서 모바일오엘이디(OLED) 고객지원업무를 담당하던 김준호 상무에게 맡겼다. 또 연구소에는 제품개발 담당을 두고, 그 아래에 각 지역에 특화된 제품을 만들기 위한 개발실이 꾸려진다.
연구·개발(R&D)을 중시하는 구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이번 조직 개편에 그대로 관철됐다. ‘해외연구개발 담당’과 ‘제품기술 담당’ 임원 자리를 새로 만들고, 생산 및 공급망 관리를 담당하는 ‘글로벌 오퍼레이션 센터’(GOC) 안에도 ‘제품기술팀’을 신설했다. 또 올해 6월 출범한 ‘글로벌 상품전략 담당’ 산하에 ‘선행상품 기획팀’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팀’ 등을 새롭게 꾸렸다.
엘지전자의 이번 인사에서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김준호 상무 등 엘지디스플레이 출신 임원들의 이동, 전진배치다. 엘지디스플레이 대표를 역임했던 구 부회장이 엘지전자에 취임한 뒤부터 꾸준히 흘러나오던 설이 현실화한 것이다. 이로써 올해 12월께 있을 정기 임원 인사에는 더 많은 엘지디스플레이 인력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권영수 엘지디스플레이 대표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구본준 부회장께서 도움을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엘지전자는 정기 임원 인사에 앞서 사업 영역 조정과 본부별 조직 개편은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자리를 글로벌마케팅 담당이 맡는 것으로 정리한 데 이어 최고경영자의 조직 개편 구상도 구체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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