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기업들 사회책임경영 ‘발등에 불’

등록 2010-11-03 20:12수정 2010-11-04 09:48

ISO 26000의 세부 항목
ISO 26000의 세부 항목
“투명성·차별금지 등 국제표준 어찌 따라가나”
강제성 없다고 안따르면 투자자·소비자 외면할 수도
진단지표 17일 공개 예정…기업 혁신 계기로 삼아야
사회책임경영을 유도하기 위한 또 하나의 국제적 실험이 시작됐다. 국제표준화기구가 지난 1일 발표한 ‘아이에스오(ISO) 26000 지침서’가 주인공이다. 이 지침서엔 기업과 정부, 비정부기구 등이 지켜야 할 사회적 책임의 표준이 담겨 있다. 아이에스오 26000은 법적 강제력이 없는 국제적 표준이긴 하나,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글로벌 기업들엔 새로운 시험대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소비자와 투자자들로부터 압력이 더욱 거세질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 국내 기업들 어떻게 준비하나? 사회책임경영과 관련한 국제적 표준이 마련됨에 따라, 일부 대기업들의 움직임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올해 초 유엔글로벌콤팩트에 가입한 엘지(LG)전자는 3일 조직관리자 급인 부장 이상 임직원에게 ‘시에스아르(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뉴스레터’를 발송하기 시작했다. 뉴스레터엔 아이에스오 26000 관련 동향이 자세하게 담겨 있다. 엘지전자는 앞으로 사회책임경영의 표준을 학습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으로 2주마다 뉴스레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현식 엘지전자 시에스아르그룹장은 “사회책임경영은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는 물론이고, 이와 관련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어 재무성과 및 시장가치를 높이는 핵심 경쟁 지표로 대두되고 있다”며 “전사 차원의 의식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처를 비롯해 구체적인 활동을 펼쳐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케이텔레콤(SKT)도 아이에스오 26000 대응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한혜승 매니저는 “현재로선 아이에스오 26000의 인증을 받지 않아도 되지만, 어느 시점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수준으로 제도가 바뀔 수도 있고, 참여 기업이 급속하게 늘어나게 될 수도 있어 꾸준히 대응 준비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 기업활동 어떤 영향 미칠까? 아이에스오 26000을 비롯해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사회책임경영 원칙은 대부분 법적 강제성을 띠지 않는 탓에 기업행동의 변화를 가져오는 데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글로벌 무대를 누비는 기업들엔 소비자와 투자자로 활동하는 시민들의 힘이야말로 무시 못할 압력수단이 되고 있다. 반도체 생산라인 노동자의 백혈병 발병 논란을 빚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해, 국제 금융시장에서 ‘큰손’ 노릇을 하는 일부 국외 공적 연금들이 투자대상 제외를 검토하고 있는 게 대표적 사례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아이에스오 26000이 강대국들 사이에 새로운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9월 이뤄졌던 아이에스오 26000 지침서에 대한 최종안 투표에서 미국과 중국이 보인 태도가 이를 잘 보여준다. 미국이 최종안 투표에서 애초 입장을 바꿔 ‘반대’ 표를 던진 것과 달리, 꾸준히 반대를 해왔던 중국은 최종안에서는 ‘찬성’으로 돌아서 묘한 갈등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팀장은 “아이에스오 26000은 이용자들의 목적에 따라 ‘거래 조건’, ‘무역 장벽’으로 작용해 사회책임경영이 기업의 재무적 리스크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기업들은 신뢰성 확보를 위해 자체적으로나 제3자의 검증이나 검토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정부 적극적 지원 나서야 그나마 대기업들과는 달리,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이렇다 할 준비에 나설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관련 정보를 아예 모르고 있거나, 설령 알고 있다 하더라도 ‘추가적인 비용부담’으로만 느끼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식경제부는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산업정책연구원과 손잡고 ‘아이에스오 26000 표준진단지표’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또 관련 지식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지속가능경영 포털을 개설하고, 지방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표준진단지표는 오는 17일 발표회를 통해 공개되는데, 관심 있는 기업들은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