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SK)에너지는 베트남 최초의 원유 정제시설인 비에스아르(BSR) 공장에 100여명의 전문 인력을 파견해 운영 기술 및 유지보수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다. 에스케이에너지 제공
SK에너지, BSR에 국내 최초 ‘공장운영 기술’ 수출
공장 가동률 100%…현지 만족도 높아 추가계약도
공장 가동률 100%…현지 만족도 높아 추가계약도
한국기술, 베트남 정유공장 돌린다
베트남 중부 다낭으로부터 남쪽으로 차를 달리길 약 세시간, 한적한 농촌 풍경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공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베트남 최초 원유 정제시설인 비에스아르(BSR·Binh Son Refinery & Petrochemical Co.) 공장이다.
■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첫 외국의 정유공장 공장 안에서는 파란색 남방과 청바지를 차려입은 한국인들이 적잖게 눈에 띄었다. 에스케이(SK)에너지가 파견한 경력 10년차 이상의 전문 기술인력들이다.
산유국임에도 원유 정제시설은 없던 베트남은 2003년 25억달러(3조원가량)의 차관을 들여와 빈손 지역에 정유공장을 세웠다. 5년 뒤인 2008년, 50만평 규모의 대지에 하루 원유 15만배럴을 정제하고 중질유 7만배럴을 분해할 수 있는 시설 등을 갖춘 거대한 공장이 완공됐다. 하지만 시공을 맡은 프랑스-일본업체 컨소시엄이 떠나면서 여러 사고가 잇따랐다. 정유공장 운영과 관련한 노하우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비에스아르는 지난해 9월 에스케이에너지와 ‘공장 운영과 유지보수 서비스 제공’ 계약을 맺었다. 정유공장을 운영하는 이른바 ‘기술 수출’이 성사된 것이다. 규모(9000만달러)도 사상 최고였고, 한국 업체가 외국 공장 운영 전반을 총괄하기는 처음이었다.
한국에서 140명 규모의 전문인력이 파견됐고, 베트남 쪽 주요 관리자들과 1 대 1 짝을 이뤄 노하우를 전수하기 시작됐다. 시설 운용을 넘어 전반적 경영시스템 구축 작업도 도왔다. 에스케이에너지 성학용 비에스아르 운영본부장(전무)은 “인사나 조직체계까지 어떻게 해야 할지 도와주고 있다. 허심탄회하게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전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 신뢰에 바탕해 또다른 도약의 기회로 현재 공장의 가동률은 100%로, 베트남 전체 휘발유 소비량의 30%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공장이 제 궤도에 올라섰다는 얘기다. 지난달 말에는 ‘베트남 자체적으로 공장을 돌릴 수 있도록 하는’ 1단계 작업이 종료돼 한국 쪽 인력 50명가량이 귀국하기도 했다.
이제 남은 2단계는 ‘첫 정기보수의 성공적 시행’이다. 파이프 안의 찌꺼기를 긁어내고 노후 부품을 교체하며, 사고가 우려되는 곳은 없는지 진단도 해야 한다.
베트남 쪽은 장기 협력체제 구축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공장을 안정화시켜 상호신뢰를 쌓은 뒤 양쪽에 서로 이익이 될 사업들을 해보자는 것이다. 비에스아르의 모회사는 베트남 국내총생산의 17%를 기여한다는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베트남이다. 비에스아르의 응우옌호아이장 사장은 “우리 공장은 국가적 프로젝트인데, 에스케이가 자기 공장처럼 너무 성실하게 일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빈손(베트남)/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베트남 쪽은 장기 협력체제 구축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공장을 안정화시켜 상호신뢰를 쌓은 뒤 양쪽에 서로 이익이 될 사업들을 해보자는 것이다. 비에스아르의 모회사는 베트남 국내총생산의 17%를 기여한다는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베트남이다. 비에스아르의 응우옌호아이장 사장은 “우리 공장은 국가적 프로젝트인데, 에스케이가 자기 공장처럼 너무 성실하게 일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빈손(베트남)/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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