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M&A와 관련성 주목
우리금융 민영화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달아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하나대투증권은 김지완 사장이 전날 장중에 하나금융지주 주식 3000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에는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하나금융 주식 2000주를 매입해 4만5375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임창섭 하나금융 부회장(기업금융부문장)도 지난달 26일 하나금융 주식 2000주를 사들여 2만9839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하나금융의 인수 시도에 맞서 독자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지난달 29일 우리금융 주식 3000주를 사들였다. 이는 2008년 취임 이후 열한번째 자사주 매입이다. 이 회장은 현재 3만8000주의 자사주를 갖고 있으며, 현재가로 5억여원에 이른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최고경영자들이 앞다퉈 자사주를 매입하는 이유는 뭘까? 증시 분석가들은 우리금융 인수합병(M&A)과의 관련성보다는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에 따른 투자라고 풀이하고 있다.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자신감을 시장에 과시하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구용욱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은행 업종 주가가 워낙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 낮은 가격에서 주식을 사두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특히 하나금융은 은행주 가운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제일 낮아 투자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전재곤 메리츠종금증권 금융·내수팀장은 “하나금융의 경우 최대주주였던 테마섹이 지분을 팔고 나가서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다잡는 상징적 성격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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