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5천억 써낸듯…“현대차와 4천억선 차이”
이달중 양해각서…내년 1분기 인수 마무리
이달중 양해각서…내년 1분기 인수 마무리
현대그룹이 국내 시공능력 1위 건설사인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건설 채권단은 16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그룹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자동차 컨소시엄을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관련기사 6면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김효상 여신관리본부장은 “특별히 공정하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마련된 평가기준에 따라 수십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단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심도 있게 평가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그동안 가격 부문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삼되 자금조달 방법 등 비가격 요소도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현대그룹이 입찰 가격으로 약 5조5000억원을,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보다 4000억원 적은 약 5조1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은 이번에 현대건설 보유 주식 3887만9000주(34.88%)를 매각한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매각 금액이 3조5000억~4조원대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두 그룹 모두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인수 가격을 써낸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지분 8.3%를 보유한 현대건설을 인수하지 못할 경우 현정은 회장의 그룹 지배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이번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과 현대증권 등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현금 1조5000억원에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등을 재무적 투자자(FI)로 끌어들여 인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현대건설 주가가 가격 제한 폭까지 떨어졌고 현대그룹 상장계열사의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채권단은 이달 중에 현대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실사와 본계약을 거쳐 내년 1분기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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