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011년 경제전망/기관별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
4.4%에서 낮춰…내수 기여도·금리 수준 높일 때
민간·국제기구도 최대 4.5%…정부만 “5% 가능”
민간·국제기구도 최대 4.5%…정부만 “5% 가능”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4%에서 4.2%로 내려 잡았다. 국제기구와 민간 연구기관들이 제시해온 4%대 안팎의 성장률 전망치에 근접한 수치다. 이에 내년 5% 성장 전망을 고수해온 정부도 다음달 발표할 경제정책방향에서 하향 조정할지가 주목된다.
한국개발연구원은 21일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6.2%와 4.2%로 전망했다. 지난 5월에 전망한 5.9%와 4.4%에 견주면, 올해 성장률은 0.3%포인트 올리고 내년 전망치는 0.2%포인트 내린 것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 거시경제연구부장은 “경기사이클상으로는 현재 (성장률이) 정점 근처에 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런 기조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후에 대해서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이런 전망의 전제로 내년 세계 경제 성장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유가는 배럴당 85달러를 다소 웃돌며, 원-달러 환율은 완만한 하락 추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설비투자와 민간소비는 각각 8.5%, 4.1%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수입 증가 영향으로 올해 320억달러보다 크게 줄어든 152억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소비자물가는 성장세 지속과 물가상승 압력으로 3.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산물과 석유류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올해 1.8%에서 내년에는 2.7%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이 둔화되는 데는 올해 성장률이 높은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는데다 경제성장의 속도가 점차 정상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은 “내년 4%대 성장률은 성장률의 저하가 아니며 잠재성장률로의 복귀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충격으로 잠재성장률에서 큰 폭으로 하락과 상승을 한차례씩 거친 뒤 내년에는 잠재성장률과 비슷해져가는 과정에 있다는 뜻이다. 연구원은 위기 전에 잠재성장률을 4~4.5%로 봤는데, 위기 이후 이보다 약간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원은 내년 한국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국가별 경제여건의 차이를 반영한 차별화된 정책 추진으로 국제경제 변수들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꼽았다. 환율과 원자재값이 급변하거나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에 내년 성장률은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도 일부 존재한다고 연구원은 덧붙였다.
이에 연구원은 “수출중심적 성장구조도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우려된다”며 “내수부문 성장기여도를 높이는 등 성장구조를 좀더 균형된 모습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구원은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 폐지를 포함해 비과세·감면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등 재정건전성 확보 노력을 기울이고, 물가상승과 자산가격 급등 등 저금리 기조의 부작용을 고려해 적정 금리를 3%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정상화시킬 필요가 있다고도 밝혔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도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을 종전보다 낮춘 4.3%와 4.5%로 전망했고 삼성경제연구소와 엘지(LG)경제연구원은 3.8%와 4%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현재로서는 종전 전망치인 5%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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