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게시판 통해 불만 성토
합병 후유증·역차별등 지적
합병 후유증·역차별등 지적
“아파트는 e-편한세상도 괜찮은데. e-HSBC 은행은 잘될까요? 하나+서울+보람+충청에 이제는 외환까지, 외환은행 직원들의 자질이 우수하다고 인정하셨으니 외환은행은 특별대우해 주시겠지요. 물론 우수한 것 인정해야지요. 그래서 e(외환을 뜻하는 exchange의 앞글자)는 제일 앞으로.”
하나은행의 한 직원이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노동조합 누리집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게시판에는 자산규모 316조원의 국내 3위 금융그룹으로 올라선다는 자부심에 앞서 몇몇 직원들의 자조 섞인 글이 눈에 띈다. 기존 합병의 후유증과 역차별 등을 우려하는 일부 기류를 보여주고 있다.
한 직원은 “외환은행 인수하면서 진 빚을 직원들이 나중에 뼈빠지게 갚아야 할 것을 걱정하는데 우린 이미 경험해 봐서 알지요”라고 적었다. 또다른 직원은 “대다수의 시중은행들이 하나은행의 리스크 관리 기법을 벤치마킹하고자 혈안이 되어 있던 게 불과 얼마 전의 일”이라며 “현재 우리나라 금융권을 제패한 신한과 선의의 경쟁을 하며 리딩뱅크 국민을 곧 잡을 듯이 달려가던 우리 아니었나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직원은 “시중은행 꼴찌 수준의 복지, 합병한 지 13년이 넘는 은행의 사업부를 아직도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차별을 자행하는 현실, 같은 업무를 하지만 다른 급여” 등의 문제점을 나열했다. 그는 “조직은 커 나가지만 스스로 작아짐을 느끼는 조직원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글을 맺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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