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나흘 근무 뒤 나흘 휴무
생산성·자기계발 ‘두마리 토끼’
생산성·자기계발 ‘두마리 토끼’
포스코가 나흘 일하고 나흘 쉬는 방식의 ‘4조2교대’ 근무제도를 내년부터 본격 시행한다. 4개 근무조 가운데 2개 조는 하루 12시간씩 나흘을 주·야간으로 일하고, 나머지 2개 조는 나흘을 쉬는 방식이다. 나흘 뒤에는 다시 맞교대한다. 이럴 경우 휴무일은 하루 8시간씩 일하면서 4조3교대로 운영되던 기존의 연간 103일에서 191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포스코는 16일 포항제철소 소결공장을 비롯해 포항과 광양의 사업장 16곳에서 내년부터 4조2교대제를 공식 도입한다고 밝혔다. 사업장 16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1300여명이다. 지난 7월부터 여섯달 동안 4조2교대제를 시범 운영해온 사업장에서 지난 10일 직원들에게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다. 노사가 본격 시행의 전제조건으로 투표인원 60% 이상 찬성에 합의했는데, 75.2%가 본격 시행 전환에 찬성했다.
이들 사업장의 직원들은 야간 연속 근무일과 다기능화로 업무 부하가 줄어든 것을 4조2교대제의 장점으로 꼽았다. 이들은 휴무일이 늘어나고 휴게 공간이 확대된 것에도 만족해했다. 다만 근무제도가 바뀌면서 신체리듬이 깨지는 문제와 휴무일에 교육·복지 프로그램 확대 등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포스코 쪽은 대체근무수당 등이 줄어들긴 하지만, 임금 변동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지난 10월부터 2차 시범운영을 하고 있는 사업장 29곳에서도 내년 4월께 공장별 투표를 거쳐 4조2교대제 본격 시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 이후 시범운영 사업장을 늘려가는 것도 검토중이다. 포스코 임직원 1만6000여명 가운데 교대근무하는 직원은 7000여명가량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면 시행은 노사협의와 직원 투표 등을 거쳐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4조2교대제 시행으로 직원들이 여가활동과 자기계발에 투자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얻는 한편, 회사는 잦은 교대근무로 낮아진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1석2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4조2교대제는 유한킴벌리가 지난 1998년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도입한 뉴패러다임 경영혁신 모델이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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