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주로 들여오는 유종인 두바이유 값이 2년여 만에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1일 두바이유 거래 값이 전날에 견줘 0.97달러 오른 배럴당 90.31달러를 기록했다”며 “주가 상승과 소매판매 증가 등 미국 경제지표 호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22일 밝혔다. 두바이유 가격이 90달러선을 넘어서기는 2008년 9월 이후 처음이다. 휘발유와 경유도 2년여 만에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다. 두바이유는 올해 중순까지만 해도 배럴당 70~75달러선에 머물렀지만, 9월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10월엔 80달러선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기름값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달러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치가 떨어지자 대표적인 현물 시장인 원유시장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돼 원유 값을 상승시켰다는 것이다.
원유 값을 둘러싼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등 세계 경기의 불안 요소 때문에 기름값 고공행진은 얼마 못 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지만, 자금이 몰린데다 기름 소비가 많은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까지 겹쳐 당분간은 강보합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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