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연말 현금지급
특별격려금 5만원권 함께줘
특별격려금 5만원권 함께줘
‘처음 받아 본 남편의 누런 봉투/ 손끝에서 떨어지면/ 금방 날아가 버릴 것 같지만/ 소중함에 눈가엔 기쁨의 이슬이 맺힌다’(변경미, ‘월급봉투’)
1970년대까지만 해도 직장인들의 상징은 월급봉투였다. 매달 한차례 설레는 마음으로 월급봉투 속 현금을 세어보는 게 큰 낙이었고, 가족 손에 월급봉투를 쥐여주는 날이 가장으로서 가장 뿌듯한 날이기도 했다. 종종 월급봉투를 소매치기당한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80년대 이후 통장 자동이체가 일반화하면서 월급봉투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현대오일뱅크가 연말을 맞아 ‘추억의 월급봉투’를 부활시켰다. 현대오일뱅크는 29일 전국 사업장 직원 1800여명에게 12월치 월급을 월급봉투에 현금으로 넣어 지급한다고 밝혔다. 봉투에는 ‘월급봉투’ 아이디어를 낸 권오갑 사장이 직접 작성한 편지와 ‘특별격려금’ 5만원권 한장도 함께 담긴다. 권 사장은 편지에서 “과거 우리 부모 세대들이 그러셨듯 월급봉투의 설렘과 기쁨을 함께 느껴보시고, 퇴근길 어깨 으쓱한 마음으로 들어가셔서 가족들과 즐겁고 행복한 시간 가지시길 바랍니다”라고 썼다고 현대오일뱅크 쪽은 전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과거 재생지로 만든 월급봉투를 받았을 때의 설렘과 기쁨을 직원들에게 전달하고, 가장으로서 사기도 올려주자는 취지로 이런 행사를 마련했다”며 “앞으로 해마다 12월치 월급은 자동이체가 아닌 월급봉투에 현금으로 담아 지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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