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신선식품지수 21.3% 올라
소비자물가는 3% 밑돌아 ‘선방’
소비자물가는 3% 밑돌아 ‘선방’
2010년 소비자물가는 전년에 견줘 2.9% 오르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신선식품 물가 부담이 여전하고 유가도 오르면서 12월 물가는 다시 강세를 보였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12월 및 연평균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연간 소비자물가는 한해 전보다 2.9% 상승했다. 이는 애초 정부 전망치인 3%를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신선식품 지수는 전년대비 21.3%나 올라 1994년 23.8%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해 전과 비교해서 연간 물가가 많이 오른 품목은 배추(80.8%)와 무(98.1%), 마늘(52.1%), 파(67.8%), 토마토(42.3%),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14.8%), 금반지(14.2%), 국제항공요금(10.2%), 한방진료비(7.9%), 휘발유(7.9%) 등이다.
이상 기후에도 비교적 물가 관리에 선방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 물가는 벌써부터 심상치 않아 보인다. 지난 12월 물가는 전년동월비로 3.5% 올랐다. 10월에 4.1%로 정점을 찍은 뒤 11월에 3.3%로 내렸지만 12월에 다시 3.5%로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국제 유가가 오르고 과일과 수산물의 공급이 줄어든 점이 12월 물가상승의 주된 요인이라고 기획재정부는 분석했다.
최근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면서 석유류 물가는 전년동월비로 8.3% 올랐고, 석유류의 물가상승률 기여도 역시 11월에 0.29%포인트에서 12월에는 0.48%포인트로 커졌다. 신선식품 물가도 33.8%나 올랐다. 양배추(238.6%)와 배추(170.9%), 파(88.4%) 등 김장철 수요 증가 요인 외에도 과일 작황 부진으로 토마토(73.7%), 사과(39.9%), 귤(48.0%), 배(43.9%) 등의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값이 올랐다. 어획량이 줄어든 고등어(59.2%)와 오징어(54.3%) 등도 사정은 비슷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생산자물가 지수인 근원물가상승률도 지난 12월에 2.0%로 1월(2.1%) 이후 11개월 만에 다시 2%대로 올라섰다.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3% 선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1월에는 의료수가 인상과 설 명절 농축수산물 수요 증가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높을 전망”이라며 “1월 중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