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자산규모 및 매출액 추이
M&A등 사업영역 다각화
비철강쪽 매출 증대 노려
“리스크 커져” 우려 목소리
영업이익률 하락 전망도
비철강쪽 매출 증대 노려
“리스크 커져” 우려 목소리
영업이익률 하락 전망도
그룹? 패밀리? 국내외 160여개 출자사와 손자회사를 거느린 포스코(POSCO)는 ‘그룹’ 대신 ‘패밀리’란 표현을 주로 쓴다. ‘오너’가 존재하는 여타 재벌 그룹들과는 달리, 주주 중심의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그랬던 포스코가 최근 고민에 빠졌다.
고민이 시작된 건 덩치가 커지면서부터다. 지난해 포스코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2배 가까이, 자산규모는 70%가량 증가했다. 대우인터내셔널 등 계열사가 늘어나서다. 사업 영역도 주력사업인 철강에서 에너지·건설·정보기술(IT) 등으로 크게 넓어졌다. 포스코는 이르면 이달 말께 매물로 나올 대한통운마저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자산규모 기준 재계 ‘빅5’ 진입도 넘보는 상황이다.
덩치가 커진 것에 걸맞게 ‘포스코’라는 하나의 지붕 아래 계열사들을 한데 모으는 작업도 한창이다. 철강제품 유통판매 자회사인 포스틸은 이번달부터 사명을 바꾸는 논의를 시작한다. 사명에 ‘포스코’라는 앞머리를 달기 위해서다. 지난해 삼정피앤에이가 포스코엠텍으로 사명을 바꾸는 등 이미 출자사 5곳이 새 이름을 달았다. 포스코 브랜드관리사무국 관계자는 “단일 브랜드를 사용함으로써 출자사들도 ‘포스코’라는 이름값을 활용할 수 있다”며 “출자사들의 사업영역도 조정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이런 움직임엔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현재 10%대인 비철강 부문 매출 비중을 40%선까지 끌어올려 2020년 매출 2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의 ‘비전2020’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13일 기관투자가 등을 상대로 여는 기업설명회에선 정준양 회장이 직접 나서 올해 경영전략을 설명한다.
하지만 포스코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업 영역 확장과 기업 인수·합병에 따른 리스크가 커진 탓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포스코 주가가 (지난해 60만원대에서 40만원대로) 하락한 건 이런 시장의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도 이런 이유로 지난해 포스코의 외화채권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여기에다 불투명한 철강 시황도 부담이다. 13일 발표할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이 10%를 밑돌 것이란 예상이 많다. 4분기가 비수기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한자릿수 영업이익률은 2009년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던 일이다. 한 계열사 고위관계자는 “정준양 회장은 ‘보수적’이던 과거 회장들과 달리 ‘공격적’”이라며 “일부 포스코 원로들이 ‘너무 일을 벌여놓았다’고 우려하긴 하지만, 철강 이외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덩치가 커지면서 그룹 운영체제를 마련하는 것도 고민거리로 등장했다. 또다른 계열사의 직원은 “포스코는 그룹이라고 하기엔 체계적으로 계열사를 관리하는 느낌이 안 든다”고 말했다. 구심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재벌 같은 선단식 경영 대신, 계열사들의 자율경영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2009년 지속가능보고서’를 통해 “그룹 포트폴리오의 양적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그룹 운영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른바 ‘구조조정본부’와 같은 형태의 계열사 총괄조직은 두고 있지 않다. 포스코의 한 사외이사는 “오너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려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패밀리’가 늘어날수록 포스코의 고민도 덩달아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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