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
남상태 사장 기자간담회
연임 로비의혹 적극 반박
“정확한 증거 없지 않으냐”
연임 로비의혹 적극 반박
“정확한 증거 없지 않으냐”
“밤낮 양치기 소년처럼 ‘매각한다, 안 한다’ 하지 말고 시기를 적절히 정해줬으면 좋겠다.”
12일 경남 거제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남상태(사진) 사장은 ‘직설 화법’을 선택했다. 산업은행이 올해 매각작업을 재개하겠다고 한 데 대해 “빨리 매각하든가, (인수기업이 나서지 않으면) 업황이 살아날 때 하는 편이 낫겠다”는 바람을 드러낸 것이다. 남 사장은 또 “매각방식은 채권단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과거 실패했던) 일괄 매각방식이 아니라 분할 매각이나 포스코처럼 국민주 기업화하는 방식 등 여러 가지를 놓고 검토해봤으면 한다”고도 말했다.
청와대에 사장 연임 로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남 사장은 “정확한 증거가 하나도 없는 의혹이었을 뿐”이라며, “내가 힘이 있었으면 왜 연임이 결정된 2009년 3월부터 검찰 조사를 받았겠느냐. 검찰이 2년 가까이 씨름했는데도 나온 게 없고 이제 수사도 종료된 걸로 본다”고 말했다. 야당 등이 여전히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것과 달리, 한층 홀가분해진 모습을 보였다. 2006년 사장으로 취임한 남 사장이 이날 처음으로 공식 기자간담회를 연 것도 이런 ‘자신감’의 발로였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와 매각 무산, 연임로비 의혹 등을 헤쳐오면서도, 대우조선은 지난해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들었다. 남 사장은 “주인 없는 회사라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조선업계 1인자가 돼야 한다고 직원들을 설득한 게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12조원으로 매출 목표치를 더 올려 잡았다.
이날 대우조선은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 하역설비(FPSO)의 건조를 마치고 ‘명명식’을 열었다. 2조6000억원의 건조금액, 아파트 10층에 해당하는 32m의 높이는 세계 최대 규모다. 도장한 면적이 축구장 107개 넓이에 이르고, 우리나라가 하루 동안 쓰는 석유량과 맞먹는 190만배럴(26만t)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다. 최종 설치될 앙골라 원유 생산지역의 명칭을 따 설비에는 ‘파즈플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달 중순 옥포만을 출발해 앙골라에서 시운전을 마친 뒤, 오는 9월 발주사인 프랑스의 토탈사로 인도될 예정이다.
거제/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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